전 도민 대상 제2공항 반대 연대 운동 선포...“도민 공론화 즉각 추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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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도민공론화 쟁취! 총력투쟁 선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의 미래를 원희룡 도지사, 도청 국장, 국토부 관료, 용역 전문가 몇몇 손으로 정할 순 없다. 제주의 미래는 우리, 도민 모두가 결정한다.”

‘자기 결정권’을 앞세운 제2공항 반대 운동이 전 도민을 대상으로 펼쳐진다. 제주의 앞날이 뒤바뀔 제2공항 문제를 소수가 결정해서는 안되며, 섬 안의 모든 구성원에게 의견을 묻는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유다.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도민공론화 쟁취! 총력투쟁 선포대회’가 5일 오후 7시 30분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그리고 제2공항을 반대하는 모든 제주도민들이 참여한 도민들의 이름으로 열렸다. 시청 앞 작은 마당은 성산읍 수산리, 난산리, 신산리 주민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자발적으로 참여한 도민들로 가득 찼다. 대미를 장식한 대학로 행진에서는 숫자가 더욱 불어나 긴 행렬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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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물 앞을 채운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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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 주민, 시민단체 회원, 일반 도민까지 수백명이 참가했다. ⓒ제주의소리

참가자들은 최근 발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잘 드러나듯, 제2공항 일방 추진은 더 이상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희룡 지사, 국토부, 청와대, 제주 국회의원 3인, 제주도의회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발표한 선언문에서는 “바람이 분다. 제주 민심의 바람이다. 저들의 여론몰이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지금은 저 오만한 원희룡 제주도정을 밀어붙이는 분노한 민심의 바람으로 자랐다. 제2공항 강행을 꺾고 도민 스스로 결정하려는 거대한 민심이 됐다”며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하는 것도 모자라 진실을 은폐해 온 국토부다. 제2공항 건설계획 중단하고, 김현미는 사퇴하라”로 원희룡 도정과 국토부를 성토했다.

또 “애초 제2공항의 갈등을 키워온 책임에서 청와대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며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롭기 위해서는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고 정권 차원의 수습을 촉구했다.

내년 총선을 앞둔 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국토부의 제2공항 강행을 막고, 도민의 편임을 선언해 도민공론화를 관철하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 도의회에는 “제2공항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수요관리 정책이 우선이다. 제주의 미래는 도민이 결정할 수 있도록 도민공론화를 즉각 추진하라”고 조속한 보전지역관리조례 추진에 힘을 실었다.

참가자들은 “도민 민심은 잠재울 수 없는 거대한 바람으로 자랐다. 우리가 성산의 오름이고, 우리가 성산의 동굴이다. 우리가 제주의 자연”이라며 “제주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한다”고 도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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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반대 투쟁의 승리를 기원하며 V자를 그리는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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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 구역까지 자리한 모습. ⓒ제주의소리

총력 투쟁을 각오한 강원보 제2공항반대성산읍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국토부가 반대를 무릅쓰고 11일 제주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를 연다면 제주 미래를 걱정하는 도민들과 함께 온 몸으로 막아내겠다”며 “우리는 제2공항이 제주의 미래에 결코 필요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당당하게 싸운다. 끝까지 싸워 아름다운 제주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고제량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은 “1500만명이 밀려 들어온 지금도 많은 도민은 불행한데, 4000만명 관광객을 위해 우리 앞마당까지 내줘야 하느냐. 대체 왜 제2공항을 지어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하겠다. 부동산 폭등과 쓰레기, 상·하수 문제는 이제 입이 아플 지경”이라며 “도민의 한 사람으로 국토부에 분명히 요구한다. 제2공항에 대한 추진 여부는 도민 공론화를 통해 도민 모두에게 결정 권한을 주고, 그 뜻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봉수 제주대 윤리교육학과 교수는 “제2공항으로 인한 무수한 환경 파괴, 부작용을 단칼에 문제없다고 일축하는 용역진은 사기꾼 혹은 용역 전문꾼에 불과하다. 진정한 전문가는 자신 연구 결과를 100% 확신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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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제주도가 제2공항 도민공론화를 수용하라는 피켓.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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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결사반대 퍼포먼스. ⓒ제주의소리
참가자들이 대학로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참가자들이 대학로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문상빈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도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에 중대한 하자가 있으면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근데 아직까지 하자를 모르는 것 같아 이 자리에서 다시 말씀드린다”며 “첫째, 제2공항 기본 계획에 나온 2055년 관광객 수요 목표를, 그때 제주도에서 살아갈 청소년·청년·장년 모두가 결정해야 할 문제임에도 아무에게도 묻지 않는다. 둘째, 제2공항 계획보다 적은 금액을 투입해 지금 제주공항을 활용하면 관광객 수용 목표를 달성한다는 보고서 내용을 왜 은폐했는지 아직도 밝히지 못했다. 셋째, 최초 계획에는 제2공항 마지막 후보지 네곳(신도2리, 하모, 난산, 성산) 모두 오름을 잘라내야 하는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 넷째, 제2공항은 애초 국제선 수요 100%, 국내선 수요 50%를 가져가는 계획이었으나 최종 운영 방안은 정 반대로 보조 역할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을 우려하고 반대하는 모든 개인, 단체, 모임을 망라하는 비상도민회를 출범하겠다”고 전 도민 연대 운동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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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대열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청년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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