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 살인, 희생자수습모임 100여명 제주지법서 집회 열고 사형 촉구

애월읍연합청년회와 중엄리청년회, 제주희생자수습을 위한 모임이 9일 오후 6시30분 제주지방법원 정문에서 집회를 열었다. 현장에서는 얼굴이 없는 영장사진이 내걸렸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애월읍연합청년회와 중엄리청년회, 제주희생자수습을 위한 모임이 9일 오후 6시30분 제주지방법원 정문에서 집회를 열었다. 현장에서는 얼굴이 없는 영장사진이 내걸렸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시신은 찾지 못한 유족들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유정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주십시오”

제주지방법원 앞에 얼굴 없는 영정 사진이 내걸렸다. 하늘도 슬펐는지 영정 사진과 장례 행렬 위로 빗줄기가 하염없이 쏟아져 내렸다.

애월읍연합청년회와 중엄리청년회, 제주희생자수습을 위한 모임은 9일 오후 6시30분 제주지방법원 정문에서 집회를 열어 고유정에 대한 엄벌을 재판부에 촉구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현장에는 피해자 강모(37)씨를 아끼는 애월지역 주민과 청년회 회원, 일반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참자들은 ‘살인마 고유정을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하라’, ‘국가는 고인의 시신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라고 적힌 만장(輓章)을 영정 사진 뒤에 내걸었다.

영정 주변으로는 상여를 가져갈 때 상여를 묶어서 길게 늘여 잡고 가는 설베를 서로 맞잡고 슬픔을 함께 나눴다.

애월읍연합청년회와 중엄리청년회, 제주희생자수습을 위한 모임이 9일 오후 6시30분 제주지방법원 정문에서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이 설베를 서로 잡맞고 고인을 슬픔을 함게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애월읍연합청년회와 중엄리청년회, 제주희생자수습을 위한 모임이 9일 오후 6시30분 제주지방법원 정문에서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이 설베를 서로 맞잡고 고인의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현장세는 ‘살인마 고유정을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하라’, ‘국가는 고인의 시신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라고 적힌 만장(輓章)이 내걸렸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현장에는 ‘살인마 고유정을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하라’, ‘국가는 고인의 시신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라고 적힌 만장(輓章)이 내걸렸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박재성 애월읍 연합청년회장은 “아직까지 피해자의 시신은 유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유족들은 피해자의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찰에 대해서는 “실종 신고 후에도 고유정의 진술에만 의지해 황금 같은 시간을 허비했다”며 “유족에게도 수사 내용을 숨기는 등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제발 피해자의 시신이 일부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며 “경찰 진상조사단은 부실수사가 확인되면 이에 합당한 징계조치를 내리라”고 촉구했다.

고경철 중엄리청년회장은 “피해자는 장래가 유능한 인재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였다”며 “애향심도 뛰어나 이웃의 일이라면 두발 벗고 나서는 마을 청년이었다”고 소개했다.

고 회장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조차 지키지 않는 고유정의 태도에 분노한다”며 “사건발생 후 지금까지도 고유정측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한마디 사과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회장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패륜범 고유정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달라”며 “고유정이 저지른 참혹한 범죄에 대해 정당한 죗값을 치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애월읍연합청년회와 중엄리청년회, 제주희생자수습을 위한 모임이 9일 오후 7시 제주지방법원 정문에서 제주동부경찰서까지 2km 구간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애월읍연합청년회와 중엄리청년회, 제주희생자수습을 위한 모임이 9일 오후 7시 제주지방법원 정문에서 제주동부경찰서까지 2km 구간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애월읍연합청년회와 중엄리청년회, 제주희생자수습을 위한 모임이 9일 오후 7시30분 제주동부경찰서 정문 앞에서 고유정의 엄벌을 촉구하고 경찰의 부실수사를 비판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애월읍연합청년회와 중엄리청년회, 제주희생자수습을 위한 모임이 9일 오후 7시30분 제주동부경찰서 정문 앞에서 고유정의 엄벌을 촉구하고 경찰의 부실수사를 비판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제주의소리

호소문 낭독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영정사진과 만장, 설베를 들고 제주지방법원에서 제주시청을 거쳐 제주동부경찰서까지 2km 구간에서 거리행진을 벌였다.

동부경찰서에는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 회원들도 동참해 경찰의 조속한 시신 수습을 촉구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박기남 동부경찰서장의 이름을 호명하며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이후 정문으로 자리를 옮겨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박 서장이 개인 일정을 이유로 현장을 찾지 않으면서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고유정은 5월25일 오후 8시10분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은닉한 혐의로 7월1일 구속기소됐다.

재판에 앞서 고유정은 판사 출신과 생명과학을 전공한 변호인단을 꾸렸지만 8일과 9일 변호인단 5명이 연이어 사임계를 법원에 제출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15일 오전 10시30분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검찰과 변호인을 상대로 쟁점사항을 미리 점검하고 증거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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