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선흘2리 11일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 심포지엄' 개최

과잉관광에 시달리는 제주에 대형 개발사업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마을인 조천 선흘리에 본능을 억제 당한 동물들을 전시 관람하게 하는 대형 테마파크는 모순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마을회가 주최하고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 주관으로 11일 오후 2시 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열린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 심포지엄’에서 나온 지적이다. 

처음은 육지사는 제주사름 박찬식 대표가 '제주의 난개발'을 주제 발표로 시작됐다. 

면적이 1833㎢에 달하는 제주 인구는 약 68만명. 2016년 기준 1580만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 제주와 비슷한 세계 주요 섬 관광지와 비교해도 관광객 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섬 관광지인 하와이의 경우에도 면적은 2만8337㎢, 인구는 143만명에 달하지만 연간 관광객이 2015년 기준 865만명에 그친다. 
 
오키나와도 면적 2281㎢에 인구 143만명, 연간 관광객 861만명(2016년 기준) 수준이다. 
 
박 대표는 “제주는 하수와 쓰레기 문제, 교통체증, 주차난, 지하수 고갈 등 문제를 안고 있다. 제주 곳곳에서 대형 개발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자연스레 작은 마을 구석에도 타운하우스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지가 상승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지가상승→임대료·주택가격 상승→주거비 상승→영세상인 몰락→농지매각→대자본 이익 집중→농업기반 악화→관광의존 심화→난개발→제주 매력 상실→싸구려·과잉 관광→지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제주 자연생태와 사회문화적 고유성을 유지하면서 관광객을 수용해야 한다. 제주는 고유성을 위협받을 정도로 과잉관광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0년간 계속된 관광개발 중심의 길을 멈추고,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난 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제주의 지하수’ ▲김미성 제주동물친구들 대표 ‘동물원과 동물들’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홍 대표는 “제주 해안가에서 솟아나던 용천수가 사라졌지만, 제주도정은 가뭄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도민들을 속이고 있다. 지하수 형성되 위해서는 빗물이 수십년간 땅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 제주 지하수를 너무 많이 뽑아 쓰고 있다. 지하수를 지킬 절수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동물 보호를 위해 동물원을 만든다는 말은 억지다.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생태계복원이 필수다. 돈벌이와 관람을 위해 본능을 억제당한 동물이 인간의 학습과 교육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되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박흥삼 반대대책위원장이 심포지엄 시작에 앞서 인사말하고 있다.

박흥삼 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동물테마파크 사업 예정지는 350고지 중산간 곶자왈 지대에 위치했으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에 인접했다. 120실 규모의 호텔과 글램핑장을 짓고, 사자와 호랑이 등 동물을 전시하는 동물원을 만든다고 하니 주민들은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산간의 오름과 곶자왈은 제주가 지켜야할 마지막 보루다. 대기업 손아귀에 넘어가 돈벌이에 이용된다면 제주의 미래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동물테마파크 추진을 반대했다.
 
동물테마파크는 조천읍 선흘리 선흘곶자왈 인근 58만㎡ 부지에 사자와 호랑이·코끼리 등 맹수 관람시설과 4층 규모의 호텔(120실), 글램핑장, 동물병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4월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변경승인에 대한 심의에서 ‘조건부 통과’되면서 제주도와 원희룡 지사의 최종 결정만 남겨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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