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 돌멩이와 냄비 하나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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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공동체 다움 연극 '돌멩이국 레시피'

1인 가구가 꾸준히 늘어가고 손 안의 작은 기계로 하루 세끼 배달 서비스가 가능해진 시대 변화 덕분일까. 이웃끼리 다 함께 모여 밥을 먹는 장면이 점차 특별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 극단 ‘연극공동체 다움’이 7월 공연으로 선보인 연극 <돌멩이국 레시피>는 ‘돌멩이 스프’로 널리 알려진 구전 설화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어느 마을 혹은 공동체에 낯선 존재가 등장한다. 그 존재는 커다란 솥을 가지고 ‘돌멩이 스프(국)’을 끓인다고 알린다. 마을 구성원들은 ‘어떻게 돌멩이로 음식을 만드나’라는 호기심에 하나 둘 식재료를 가지고 찾아온다. 그렇게 모은 재료를 가지고 완성한 스프를 모두가 나눠 먹으며 훈훈하게 끝맺음을 짓는다.

원작이 시대를 달리하며 내려오는 이야기인 만큼 ‘낯선 존재’는 여행자, 군인, 늑대까지 다양하다. 연극공동체 다움이 고른 ‘스님’은 최근작인 달리 출판사의 <돌멩이 국>과 유사하다. 

연극은 담백한 원작에 다양한 재미를 가미했다. 구성진 타령, 원어민 말을 제법 따라가는 제주어, 야채 난타 퍼포먼스, 종이인형극, 관객과의 적극적인 소통, 실제 음식 제조 등 30분 조금 넘는 짧은 공연이지만 여러 볼거리를 고민했다는 노력이 잘 드러난다.

특히 긴 머리를 묶어 눌러 쓴 고무 대머리 가발과 승복, 염주, 목탁, 고무신 같은 배우 소품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하게 신경 쓴 정성이 느껴져서 반가웠다. 중산간 농촌에 자리 잡고 무대도 협소한 소극장(봉성리 하우스 씨어터)이지만, 매 작품을 대하는 배우들의 자세는 결코 작거나 가볍지 않다는 것을 잘 확인한 시간이었다.

12일 봉성리 하우스 씨어터에서 열린 연극공동체 다움의 연극 '돌멩이국 레시피'. ⓒ제주의소리
제주 극단 연극공동체 다움이 12일 봉성리 하우스 씨어터에서 연극 '돌멩이국 레시피'를 마치고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짧은 구전 설화를 연극으로 풀어내는 각색 작업은 연극공동체 다움 단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맡았다. 그래서인지, 대사나 연출에서 젊은 연극인들의 에너지가 잘 드러났다. 다만, 한편으로는 중구난방 가벼움이 다소 느껴지기도 했다. 

공연을 마치고 배우와 관객은 준비해놓은 따뜻한 수제비를 둘러앉아서 함께 맛봤다. 12일 첫 공연은 마침 끝나는 시간에 딱 맞춰 비가 내리기 시작해 분위기가 남달랐다. 이날 수제비는 불 조절 실패가 있었지만, 남은 공연 26일, 27일(오후 7시 30분)은 더욱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으리라.

<돌멩이국 레시피>는 원작 내용과 함께 관객이 적극 호응해야 하는 구성, 무대와 객석 거리가 친근한(?) 공연장, 음식을 나눠먹는 마무리로 정감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행복은 돌멩이 국 끓이는 것만큼 쉬운 겁니다”라는 대사처럼 관객들은 미처 잊고 있던 작은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다.

봉성리 하우스 씨어터
제주시 봉성로 67 (어도초등학교 인근)
https://www.facebook.com/play.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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