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7)의 재판을 앞두고 현 남편인 A(38)씨가 추가 증거물을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최근 피고인의 물품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고씨와 전 남편과의 커플링 4개와 졸피뎀 처방 당시 약품에 붙어 있던 스티커를 검찰에 제출했다.

고씨는 2016년 11월 A씨와 재혼한 후에도 전 남편과 연애 시절 주고받았던 편지와 두 사람의 한글 이름이 새겨진 커플링 등을 지퍼 백에 넣어 보관해 왔다.

유족들은 피고인의 이런 습성을 근거로 피해자의 손톱이나 머리카락 등 시신 일부를 보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고씨는 여전히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졸피뎀 스티커는 고씨가 범행 8일 전인 5월17일 자신의 주거지와 18km 가량 떨어진 충북 청원군의 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과 관련이 있다. 

고씨는 5월10일부터 16일 사이 자신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졸피뎀’과 ‘니코틴 치사량’, ‘전기충격기’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했다.

감기약 5일치와 수면제를 처방 받은 고씨는 병원 1층 약국에서 약을 수령했다. 수면제에는 졸피뎀 성분이 들어있는 졸피드정 7알이 들어 있었다.

약사는 졸피뎀에 복약지도용 스티커를 붙여줬지만 고씨를 이를 제거하고 자신의 소지하고 있던 물티슈 외부에 붙였다. 약은 분홍색 파우치에 넣어 보관해 왔다.

검찰은 커플링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복약지도용 스티커는 졸피뎀 소지를 입증할 수 있는 또 다른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복약지도용 스티커를 왜 제거했는지에 대해서는 고씨가 여전히 진술을 거부하면서 행위의 목적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고씨는 재판을 앞두고 교도소에서 동료 입소자들과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잠자리와 식사에도 전혀 문제가 없고 교도관들에게도 인사를 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도소에 제공되는 TV화면에 자신의 얼굴이 나올 때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고유정 부부는 19일 제주교도소에서 만난다.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상당경찰서는 이날 수사관을 제주로 보내 고씨 부부의 대질심문 진행하기로 했다.

상당경찰서는 B(6)군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친부를 상대로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고유정의 전 남편 살인 사건이 터지면서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아들의 죽음에 고유정이 연관된 것 같다며 6월13일 제주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두 사람은 고소인과 피고소인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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