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침수-강풍 피해 속출...태풍 목포 상륙 후 내륙 지나며 열대저압부 약화 예상
많은 비구름을 동반한 제5호 태풍 '다나스(DANAS)'가 제주를 할퀴며 곳곳에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를 지나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는 다나스는 남부 지방에 상륙한 후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화되면서 점차 소멸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다나스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전라남도 목포 남남서쪽 약 14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했다. 낮 12시에는 목포 남쪽 약 20km 부근 육상까지 접근하고, 오후 3시께 광주 인근으로 올라오다가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밤 사이 제주지역에는 많은 비로 인해 침수 피해 등이 속출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안전조치 28건, 배수지원 15건 등 총 43건의 현장활동이 전개됐다. 강풍에 의한 시설물 훼손 피해를 비롯해 전날 쏟아진 장맛비가 겹치며 비로 인한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19일 오전 5시 56분께는 제주시 연동 도로 맨홀이 유실됐고, 오전 11시 40분께 구좌읍 한동초등학교 앞 도로의 물이 넘쳤다. 오후 9시 26분께 대정읍 하모리 공사장에서는 철문이 흔들려 안전조치됐다.
20일 오전 1시 53분에는 한라산 성판악 휴게소에서 서귀포 방면 5분 거리 도로의 수목이, 오전 4시 41분에는 방선문 계곡 인근 도로의 수목이 쓰러지며 긴급 제거활동이 진행됐다. 오전 3시 48분에는 화북포구의 선박이 침수돼 배수 지원됐다.
이 같이 도로 5건, 맨홀 4건, 수목 3건, 창문 1건, 기타 15건 등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주택 침수피해도 발생했다. 19일 오후 9시 10분께 제주시 건입동 김만덕기념관 인근의 한 주택이 침수되며 배수지원 활동이 이뤄졌다. 이보다 앞서 서귀포시 시흥리, 조천읍 함덕리, 표선면 표선리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9일 오후 9시 27분께 건입동 앞바다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꾼이 고립돼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밤사이 제주 서부 해역을 지난 태풍 다나스는 현재 급격히 세력이 약화됐다. 중심기압은 990hPa, 강풍반경 100km, 최대풍속 초속 19m다.
기상청은 태풍이 제주 남쪽 25도 이하의 저수온 해역을 통과하면서 열적 에너지가 감소하고, 지면 마찰 등으로 인해 급격히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제주의 경우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태풍에 동반됐던 많은 수증기가 장마전선에 유입되면서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한라산 윗세오름에는 963mm, 진달래밭 704.5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제주시에는 228.6mm, 서귀포 286.2mm, 성산 358.3mm, 월정 344mm, 고산 92mm, 대정 11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현재 제주에는 지형적인 영향이 더해지며 산간지역 시간당 40mm내외의 강한 비가 오고 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가 달라지면서 앞으로 예상 강수량과 강수지역의 변동성이 매우 크겠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