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 4.3희생자 추모사업회’ 창립…회장 부영주 씨 선출

4.3이 발발하기 10여년 전인 1936년 당시 한라산 관음사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4.3이 발발하기 10여년 전인 1936년 당시 한라산 관음사 전경. 관음사는 4.3이 일어난 후 무장대와 토벌대 간 가장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다수의 인명 피해와 대부분 전각이 소실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4.3 당시 제주종교계에도 수난의 광풍은 피해가지 않았다. 특히 종교계 피해 90% 이상이 불교계에 집중됐다.

당시 종교인이면서 사회 지식인으로 활동 중이던 승려들이 제주사회 현안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었기에 불교계와 승려들의 물적·인적 피해는 결과적으로 당연했다. 제주근대불교의 중흥을 이끌었던 한라산 관음사 등 다수의 사찰들도 제주4․3의 격전지로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한국현대사의 큰 상처중 하나인 제주4.3에 대한 불교계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제주불교 4.3희생자 추모사업회’ 창립식이 지난 19일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선(禪쎈)터에서 열렸다.

이날 창립식에는 조계종23교구장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 등 불교계 인사들과 김태석 제주도의회의장, 송승문 4.3유족회장,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 등 지역 정관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제주4.3에 대한 불교계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제주불교 4.3희생자 추모사업회’ 창립식이 지난 19일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제주4.3에 대한 불교계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제주불교 4.3희생자 추모사업회’ 창립식이 지난 19일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제주4․3 당시 피해를 입은 제주불교 사찰은 37곳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 중 사찰 건물의 피해는 35곳, 인물 피해는 14곳 사찰에서 총 16명에 이르는 승려들이 희생되거나 행방불명된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추모사업회장으로 부영주 씨가 선출됐다.

추모사업회는 출범과 동시에 ▲4.3당시 불교계 피해 조사 ▲불교계 희생자 추모 사업 ▲4.3을 통한 역사, 인권교실 운영 ▲불교계 4.3유적 발굴 및 복원 등의 핵심사업을 전개키로 했다.

허운 스님은 “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의 발족으로 그간 미진했던 제주불교계의 4.3 피해조사와 명예회복 등에 큰 진적이 있을 것”이라며 “불교의 화쟁사상에 입각한 상생과 화합의 공동체로의 제주사회 복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4.3 당시 제주불교계는 물론 제주사회 지식인으로 주목받던 이일선, 오이화, 이세진, 원문상, 고제선, 이성봉 등 당대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다수의 승려들이 대부분 토벌대나 서북청년단에 의해 희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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