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체포 영상 공개...고유정 “제가 당했는데” 정당방위 주장

[사진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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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7.여)의 체포 당시 모습을 담든 영상이 범행 발생 2개월 만에 처음 공개됐다.

SBS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27일 밤 방송에서 고유정의 체포 당시 영상을 소개하고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범인의 심리상태를 분석했다.

영상에는 최초 수사를 맡은 제주동부경찰서가 6월1일 오전 10시32분 충북 청주시내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고유정을 체포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고유정은 편안한 옷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

경찰 여러 명이 다가서자 고유정은 놀란 듯 형사들을 주시했다. 이어 경찰이 수갑을 준비하며 살인혐의로 체포한다고 말하자 “왜요”라는 첫 반응을 보였다.

형사가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며 신병확보에 나서자 “그런적 없는데, 제가 당했는데”라면서 혐의를 부인하고 정당방위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경찰이 수갑을 채우고 바로 옆에 있던 종이 상자에 대해 묻자 “지금 쓰레기 버리러 왔는데, 집에 남편 있는데 불러도 돼요”라며 차분하게 대응했다.

[사진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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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고유정과 함께 아파트 거주지로 올라가 압수물을 챙겼다. 당시 집 안에는 현 남편 A(38)씨가 잠을 자고 있었다.

수갑을 찬 채 거실에서 남편과 마주한 고유정은 눈물을 쏟아내며 “미안하다. 우발적이었다. 어쩔수 없었다”고 말했다. 범행은 시인했지만 자신도 피해자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경찰은 이날 고유정의 차량과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도구와 전 남편 강모(37)씨의 혈흔이 묻은 이불 등을 확보했다. 체포가 늦었다면 증거가 훼손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공소사실 유지에 집중하는 검찰은 계획범죄를 확신하고 있다. 고유정이 범행 전 ‘졸피뎀’과 ‘니코틴 치사량’ 등을 집중 검색하고 범행에 사용한 도구도 미리 구매한 증거를 이미 확보했다.

결정적으로 전 남편의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나왔다. 고유정은 범행 8일 전인 5월17일 충북 청원군의 한 병원에서 졸피뎀을 처방 받았지만 피해자는 해당 약품 처방 전력 자체가 없다.

고유정은 5월25일 아들(6) 면접교섭을 위해 남편과 만난후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 입실했다. 이 곳에서 남편에게 졸피뎀을 먹이고 오후 8시10분 이후 잔인하게 살해했다.

청주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사흘 뒤인 28일 배편을 통해 제주를 빠져나갔다. 해상에서 시신 일부를 버리고 29일 새벽 김포의 아파트로 이동해 시신을 2차 훼손했다.

[사진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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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은 제주를 떠나기 하루 전인 5월27일 119에 직접 전화해 의료기관에 대해 문의하고 직접 병원을 찾아 살해과정에서 다친 오른쪽 손바닥 봉합수술을 받았다.

이어 죽은 전 남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마치 자신이 성폭행을 당한 것처럼 문자를 조작해 발송하고 펜션과 10km 가량 떨어진 곳에서 피해자 스마트폰 전원을 꺼 수사에 혼선을 끼쳤다.

고유정은 법정에서도 살인과 사체 훼손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하지만 범행 동기에 대해 여전히 정당방위를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법원에 자신의 신체에 대한 증거보전을 신청하기도 했다.

범죄심리 전문가는 해당 방송에서 “체포 당시 ‘왜요?’라는 반응은 시신이 발견됐냐고 오히려 물어보는 것”이라며 “고유정 범죄는 거의 손에 꼽을 정도로 치밀한 계획범행”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심리 전문가는 “고유정이 아이의 안위를 생각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매우 힘들다”며 “남들 눈에 번듯해 보이는 결혼생활을 위해 아이를 도구로 사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하지 않은 고유정은 8월12일 열리는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처음으로 피고인의 모습으로 유족과 언론에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고유정이 어떤 태도를 보이며 무슨 발언을 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유정은 시종일관 억울함을 호소하며 검찰 수사에 비협조적인 모습으로 일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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