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9시6분쯤 서귀포시 서귀동 아랑조을거리 인근 상가주택 3층에서 불이 나자 이수형(50)씨가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업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는 모습. [사진제공-서귀포소방서]
12일 오후 9시6분쯤 서귀포시 서귀동 아랑조을거리 인근 상가주택 3층에서 불이 나자 이수형(50)씨가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업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는 모습. [사진제공-서귀포소방서]

서귀포시 아랑조을거리 상가 화재 사고 당시 건물 내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거동이 불편한 거주자의 생명을 구한 시민이 제주 첫 시민경찰이 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화염 속에 직접 뛰어들어 이웃을 구한 서귀포시민 이수형(50)씨를 ‘우리동네 시민경찰 1호’로 선정하고 30일 서귀포경찰서로 초대해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씨는 12일 오후 9시6분쯤 서귀포시 서귀동 아랑조을거리 인근 상가주택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아들의 얘기를 듣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이후 연기가 치솟는 맞은편 건물 3층으로 올라갔다. 맨 안쪽 세대에서 문틈을 통해 검은색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숨을 쉴수록 목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옆집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문을 열어 화재 사실을 알렸다. 당시 집 안에는 갓 돌이 지난 아이와 초등학생과 성인 남녀 2명 등 일가족 4명이 있었다.

놀란 여성은 두 아이들 이끌고 건물 밖을 빠져나갔다. 성인 남성은 몸이 불편에 자력 탈출이 힘든 상황이었다. 이씨는 고민 없이 남성을 등에 업어 건물 밖으로 내달렸다.

김병구 제주지방경찰청장(왼쪽)이 화염 속에 직접 뛰어들어 이웃을 구한 서귀포시민 이수형씨(오른쪽)에게  30일 ‘우리동네 시민경찰 1호’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지방경찰청]
김병구 제주지방경찰청장(왼쪽)이 화염 속에 직접 뛰어들어 이웃을 구한 서귀포시민 이수형씨(오른쪽)에게 30일 ‘우리동네 시민경찰 1호’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지방경찰청]

이씨가 주민들을 구조한 모습은 인근 폐쇄회로(CC)TV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구조된 일가족은 이씨의 아내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구호조치를 받았다. 

불은 3층 주택 내부 50㎡와 가재도구 등을 태우고 23분만에 꺼졌다. 소방서 추산 675만원 상당이 재산 피해가 있었지만 이씨의 도움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스킨스쿠버 레저업체를 운영하는 이씨는 평소에도 해경과 해군의 요청을 받아 해상 수색과 수중 정화활동에 참여해 왔다.

이씨는 “같은 상황이면 다른 분도 구조에 나섰을 것이다. 제가 받아도 되는 상인지 모르겠다”며 “이를 계기로 주변에 잠재적인 위험요소도 잘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주변에는 묵묵히 희생하는 소방관과 119구조대, 경찰관, 해양경찰관들이 많이 있다”며 “이 자리를 빌어 시민들을 위해 고생하는 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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