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물, 그늘, 휴식
폭염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물, 그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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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의 노동세상] 10. 폭염에 대처하는 노동자의 자세

이글 이글 타는 태양에 더 취약한 노동자들이 있다. 

  • 뜨거운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일하는 공항 지상조업 노동자
  • 야외에서 계속 이동하며 작업을 해야 하는 집배․택배 노동자 등 이동노동자
  • 40도가 넘는 도로 위를 달리며 현관까지 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달 노동자 
  • 생활 쓰레기를 24시간 소각하며 6~70도를 넘나드는 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 선풍기 몇 대에 의지하여 튀김요리와 국을 끓이며 고온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조리종사자 등 요리하는 노동자
  • 그늘한 점 없는 작업장 뙤약볕 밑에서 일하는 건설 노동자 

그 외 폭염 속에서도 옥외작업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다수 있다. 

습도 높은 제주, 온열질환 발생위험 높아 

장마가 지나고 이제 제주에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됐다. 
그냥 앉아있기도 힘든 이 더위 속에 몸을 움직여 일을 해야 하는 노동자에게 요즘과 같은 날은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힘들다. 폭염은 여름철 불볕더위를 의미하는데 기상청을 기준으로 2일 이상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예상되면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으로 예상되면 폭염경보를 발효하여 온열질환에 예비하도록 한다.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세계 곳곳을 비롯하여 제주의 경우도 과거에 비해 폭염일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도시에서 주로 발생하던 열대야 현상도 매년 잦아지고 있다. 특히 제주와 같이 습도가 높은 지역은 같은 기온이더라도 몸의 열이 잘 배출되지 않아 온열질환이 발생하기가 더 쉽다. 

온열질환은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이 있다. 흔히 어지러움, 발열, 구토 등이 그 증상이다. 특히 열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체온조절 이상으로 발생한다. 기본 증상에다가 땀이 배출되지 않아 체온이 40도 이상까지도 올라간다.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매우 높은 질환으로 위험성이 높다. 

물, 그늘, 휴식

최근 5년간 옥외작업 중 온열질환이 발병한 노동자의 노동재해 통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에는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두드러지게 증가했으며 건설업의 경우 작업 중 온열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노동자가 통계에 잡힌 것만 4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최근 고용노동부는 여름철 폭염에 대비하여 6월3일부터 9월10일까지 폭염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시행했다.

주요한 핵심 내용은 물, 그늘, 휴식이다.
옥외에서 작업을 하는 노동자에게 사업주는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제공하고 마실 수 있도록 조치할 것, 작업장과 가까운 곳에 충분히 햇볕을 가리고 바람이 통하는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것, 폭염이 발효되면 평상시보다 더 많은 휴식을 갖도록 하고 최소 시간당 10분~15분의 휴식을 부여할 것, 무더위 시간대(14시~17시)에 옥외 작업을 최소화하는 등 근무시간을 조정할 것이 그 대책의 내용이다.  

옥외작업으로 인해 여름철 폭염에 노출되는 사람은 비단 노동자 뿐만은 아니지만 특별히 노동자에 대한 지침을 마련한 것은 노동자는 출퇴근시간 및 업무의 내용 등이 사용자로부터 정해지는 종속적인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더위로 인해 갈증이 나고, 현기증이 난다고 해서 생산라인을 멈출 수도 없고, 작업속도를 늦출 위치가 아니다. 이에 무리해서 일을 하다가 큰 사고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국에서는 지침의 이행주체를 사업주로 하여 시행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활용가능한 폭염예방대책 필요

지침에 따르면 폭염에 일하는 노동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는 경우 불이익을 주지 못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와 같은 노동부의 지침이 제대로 이행될 리가 만무하다. 현장노동자들이 작업 중 이상징후를 느껴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청하는 경우 사업주는 즉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현장에서는 요연한 이야기이다. 

폭염대비 위험단계도 구체적으로 구분될 필요가 있다. 노동부에서는 기상청 최소기온에 따라 관심-경계-주의-심각으로 나누고 있지만 각 작업장의 상황에 따라 작업장 기온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폭염대비의 기준 온도를 작업환경을 중심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작업장의 상황을 체크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즉시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폭염에 대한 감수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여름철 한창 바쁘게 에어컨 설치를 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여름 에어컨 설치 전 후텁지근한 집에 들어가 땀을 뻘뻘 흘리며 에어컨을 설치한 후, 시원한 바람을 확인하는 순간 그 집에서 나와야 하는 본인이 직업이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는 말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편의를 위해 더위를 감내하며 뻘뻘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을 어느 노동자의 수고로움에 감사의 마음을 보내며 뜨거운 여름을 건강하게 “함께” 잘 보냈으면 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시행 2019. 4. 19.] [고용노동부령 제251호, 2019. 4. 19., 일부개정]

제566조(휴식 등) 사업주는 근로자가 고열ㆍ한랭ㆍ다습 작업을 하거나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옥외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적절하게 휴식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개정 2017. 12. 28.>

제567조(휴게시설의 설치) ① 사업주는 근로자가 고열ㆍ한랭ㆍ다습 작업을 하는 경우에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② 사업주는 근로자가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옥외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그늘진 장소를 제공하여야 한다.  <신설 2017. 12. 28.>

③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휴게시설을 설치하는 경우에 고열ㆍ한랭 또는 다습작업과 격리된 장소에 설치하여야 한다.  <개정 2017. 12. 28.>

# 김경희는?

‘평화의 섬 제주’는 일하는 노동자가 평화로울 때 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보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공인노무사이며 민주노총제주본부 법규국장으로 도민 대상 노동 상담을 하며 법률교육 및 청소년노동인권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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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19-08-01 23:02:47
편의를 위해 더위를 감내하며 뻘뻘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을 어느 노동자의 수고로움에 감사의 마음?
노동자가 무료봉사하는것은 아니잖아요?
노동자는 최소한의 법으로 보호라도 받지.. 농민들은 누가 보호함?
1.***.***.65

이유근 2019-08-01 10:48:19
알맞은 때에 좋은 글 쓰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김 선생님의 지적을 많은 사업주들이나 감독자들이 참작하여, 금년에는 우리 고장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해 봅니다.
220.***.***.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