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원희룡 도정 1년 정기인사 파격없는 연공서열 국장급 인사, 여성 우대는 눈길

민선 7기 원희룡 도정 1년을 맞아 단행한 2019년 하반기 정기인사는 여성 공직자들을 우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업무와 성과 중심이 아니라 연공서열에 따른 '무색무취' 인사, 소위 '힘 쎈 부서'로 통하는 총무과 인사부서만 혜택을 봤다는 비판도 거세다.

2일 제주도는 5일자로 승진 192명, 전보 391명, 행정시교류 99명 등 총 682명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은 2급(이사관) 1명, 3급(부이사관) 6명, 4급(서기관) 18명, 5급(사무관) 33명, 6급 43명, 7급 8명, 8급 83명 등이 직급 승진했다.

도 본청 최고위직이라고 할 수 있는 도민안전실장에는 양기철 관광국장이 지방이사관으로 승진하면서 자리를 꿰찼다. 고시 출신이라 나이는 젊지만 부이사관 중 가장 고참이어서 연공서열에 따라 승진했다고 볼 수 있다.

주목받은 인사는 그동안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와 양돈장 악취대책 현장을 진두지휘했던 환경직 박근수 생활환경과장이 환경보전국장의 직위 승진이다. 격무·기피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승진한 경우다.

또한 여성 공직자들이 국장급에 승진하는 등 주요보직에 배치된 점도 눈에 띈다.

상반기 인사에서는 여성국장이 전무했지만 이반 하반기 인사에서는 김명옥 세정담당관이 특별자치제도추진단장으로 직위 승진했다.

김미영 문화예술팀장이 청년정책담당관 직무대리, 이인옥 노인정책팀장이 평생교육과장 직무대리로 각각 직위 승진했다.

양인정 서기관이 주무과장인 문화정책과장에 배치됐고, 오나영 환경정책팀장이 여성가족청소년과장으로 승진됐다. 강애숙 복지정책팀장이 서기관으로 승진하며 더큰내일센터 사무국장으로 이동했다.

5급 행정직 승진자 20명 중 절반 이상인 11명이 여성이 차지할 정도로 여성 공직자들을 우대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실·국장 라인업만 놓고 보면 ‘파격’은 없었다. 연공서열에 따라 고참 서기관들을 부이사관으로 승진시키며 기획단이나 파견 자리로 발령했다.

때문에 성과를 낸 공직자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라기 보단, 인물난 속 연공서열 위주의 무색무취한 인사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게다가 총무부서 인사라인들이 승진잔치를 벌여 벌써부터 공직내부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인사발표 전부터 인사라인 승진 소문이 파다했던 터라 불만의 목소리는 거세다.

실제로 2년간 총무과장을 지낸 이영진 과장은 이번 인사에서 제주시 부시장으로 영전했고, 채종협 인사팀장은 6개월만에 평화대외협력과장 직대로 직위 승진했다.

상반기 인사에서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하며 제주대학교로 파견갔던 송종식 서기관은 6개월만에 총무과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여기에 한웅 총무팀장은 서기관으로 승진하며 비서실장에 임용되기도 했다.

도청 A사무관은 "승진하려면 총무과에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속설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통했다"며 "공정하게 인사를 해야 할 사람들이 자기들 승진부터 챙긴게 결과로 증면된 인사다. 이런 인사를 과연 누가 수긍하겠느냐"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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