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탑밴드 제주] 최연소 한림중 밴드 '코르크' 대상 영예

 단정한 교복 상의에 반바지 미스매치, 환상적인 합주로 빚어낸 밴드사운드, 좌중을 사로잡은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흡사 영화 <스쿨 오브 락>을 연상케 한 밴드 '코르크(Cork)'가 2019년 제주 청소년 밴드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2019 탑밴드 제주'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밴드 '코르크(Cork)'. ⓒ제주의소리
'2019 탑밴드 제주'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밴드 '코르크(Cork)'. ⓒ제주의소리

4일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109 탑밴드 제주(TOP BAND JEJU)' 대상의 영예는 한림중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코르크'가 차지했다. 이들은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록 그룹 ACDC의 대표곡 <Highway to hell>을 자신들만의 개성으로 녹여내며 갈고 닦은 끼를 마음껏 뽐냈다.

'코르크'는 보컬·베이스에 김형석(15) 군, 세컨보컬·기타에 고건영(15) 군, 드럼에 윤태근(15) 군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다. 

경연에 참가한 타 밴드와 비교하면 다뤄진 악기는 가장 적었지만, 그만큼 3명의 합은 근사하게 들어맞았다. 또 참가밴드 중 가장 어린 친구들로 구성됐지만, 배짱만으로는 가히 첫 손가락에 꼽힐만 했다. 관객들에게 후렴구를 따라부를 것을 요청하며 "목소리가 이것밖에 안되느냐"고 짐짓 호통을 친 것은 이날 대회의 킬링파트였다.

'2019 탑밴드 제주'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밴드 '코르크(Cork)'. ⓒ제주의소리
'2019 탑밴드 제주'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밴드 '코르크(Cork)'. ⓒ제주의소리

무대 역시 쇼맨십이 넘쳤다. 강렬한 기타 사운드에 몸을 맡기고 무대를 방방 뛰어다녔다. 마치 경연에 임한다기보다는 한바탕 놀러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영화 <스쿨 오브 락>의 유명배우 '잭 블랙'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경연곡은 평소 영화 <아이언맨>을 좋아해 삽입곡을 부른 호주 밴드 ACDC의 노래를 즐겨들었다는 건영 군에 의해 제안됐다. 팀원들 역시 '필'이 꽂혀 단박에 경연곡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연습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우선 베이스를 맡았던 또 다른 팀원이 연습 과정에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탈퇴하게 되면서 사운드를 맞추는 것이 어려웠다.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형석 군이 베이스를 잡고 연주한 것은 불과 2주 남짓한 기간에 불과했다.

연습 환경도 녹록치 않았다. 한림중에서는 이날 '코르크 외에 3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오렌지아몬드' 팀이 참여했다. 방과후 수업 개념으로 밴드 음악을 배우는 두 팀은 하나의 연습실을 공유하며 연습에 매진했다. 밤 12시를 넘기는 날도 있었다.

이 과정을 익히 알기에 동고동락한 한림중 형들도 경연 직후 마치 자신들이 상을 탄 것 마냥 동생들을 마음껏 축하해줬다.

'2019 탑밴드 제주'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밴드 '코르크(Cork)'. ⓒ제주의소리
'2019 탑밴드 제주'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밴드 '코르크(Cork)'. ⓒ제주의소리

"받을 줄 알았았는데요 뭘." 대상 수상 소감을 묻자 너스레를 떤 형석 군. 팀원들과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 후에야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사실 '놀다 오자', '즐기다 오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됐어요. 그게 통했던 것 같아요." 강렬한 드럼 비트를 뿜어낸 태근 군의 소회다.

밴드 음악에 대한 고뇌(?)도 꺼내놨다.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중가요만 듣잖아요. 밴드 음악도 정말 좋은 음악이 많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퀸은 너무 유명하니까 다들 아실테고 ACDC의 노래도 참 좋거든요. 이 기회에 꼭 들어봐주셨으면 합니다."

추후 본격적인 음악의 길로 걸어가게될지 여부는 결정하지 못했다는 '코르크' 친구들. 15살의 꿈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그보다 당장의 계획은 명확하다. "내년 탑밴드에도 꼭 참가하겠습니다. 내친김에 2연패에 도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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