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유 미술작가, 15일까지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서 개인전

이지유 미술작가는 3일부터 15일까지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 2에서 개인전 <새의 눈, 벌레의 눈>을 연다.

해녀, 재일제주인, 구도심 등등 드러나지 않은 제주의 이면을 주목해온 이지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이재수와 그의 동생 이순옥을 조명한다. 

1901년에 발생한 역사적 사건 ‘이재수의 난’은 한동안 기록되지 못하고 촌로들의 구전을 통해 타의로 전설이 됐다. 이지유는 100년이 겨우 지난 이야기가 전설의 형태로, 사람들의 구술로만 전해져야 했던 슬픈 이야기를 사진, 회화 등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이재수를 기록하기에 일생을 바친 여성 이순옥의 이야기를 전한다.

전시 제목인 ‘새의 눈과 벌레의 눈’은 조감(Bird’s-Eye View)과 앙시(Worm’s-Eye View)라는 의미다. 두 가지 시선은 작품 안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또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비유다.

작가는 “제주의 근현대사는 여전히 그 이야기들이 잘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에는 당시 그들의 입장을 전할 기록의 부재, 그리고 제주도민들의 입장과는 반대에 서 있는 주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를 현재의 시점과 가치관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 당시에는 다른 정황으로 인해 현재와 다른 관점에서 봐야만 했던 상황들이 있다”면서 “세계관이 전환되는 시기, 제주라는 공간과 육지가 만나고 다시 조선이라는 공간과 외세가 만나는 시기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싸움의 결과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했음을 알고도 싸웠던 천민 출신의 장수 이재수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가 100여 년 전 이 땅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이 전설과 역사 사이에서 부활해 우리의 현재와 함께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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