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42. 호장근 (Reynoutria japonica Houtt) -마디풀과-

이번 주에는 한라산의 식물 중 마디풀과의 호장근을 만나 보겠습니다. 어릴 적 식물의 줄기가 호랑이 가죽(호피)처럼 생겼다고 해서 '호장근'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호장근의 한자(虎杖根)를 빌어 해석하면 호랑이 무늬의 지팡이 줄기를 가진 식물입니다. 어릴 때 줄기에 붉은 자주색의 반점이 생기는데 이를 특징지어 붙여진 이름으로 해석됩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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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장근은 우리나라 각처에서 자라는 식물로 줄기의 속은 비어 있습니다. 다른 이름으로 고장, 오불답, 활렬용, 대충장, 산장, 반장, 범싱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흰색의 꽃을 피우는 호장근과 달리 붉은색 꽃의 호장근은 예전만 해도 따로 분류해 붉은호장근이라고 불렀습니다.

한라산 영실 코스를 통해 지금 시기에 산행을 하다 보면 군락으로 무리 지어 피어 있는 호장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울릉도에는 호장근보다 아주 큰 왕호장근이라는 식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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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울릉도에서 발견한 왕호장근. ⓒ제주의소리

호장근은 꽃잎은 없고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며 수술은 8개, 암술대는 3개로 구성돼 있습니다. 열매는 길이가 2~3㎜인 흑갈색 타원형의 수과로, 날개 3개가 달린다고 도감에서는 설명합니다.

여름철이 되면 호장근은 하얀꽃이 자잘하게 피어나고 붉은호장근은 붉게 피어납니다. 꽃이 지고 나면 넓은 계란 모양으로 흑갈색의 윤기 있는 작은 열매 3개가 달립니다. 한라산에 매년 올라보면 조릿대가 많이 번성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호장근도 한라산에서 개체수를 빠르게 늘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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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약명으로는 이 뿌리를 호장근이라 합니다. 시다고 해서 신장, 써서 고장, 무늬가 있어서 반장이라고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황달, 어혈, 거담제거 등 다양하게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호장근이 영실 계곡 주변을 수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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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여름도 이제 가을이라는 계절에게 바톤을 넘겨 주려는 듯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실 계곡에는 벌써 가을 꽃이 하나 둘 피어 나고 있습니다. 호장근의 꽃말은 '영원히 당신의 것'입니다. <제주의소리> 독자 분들도 여름을 지나 가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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