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2개월 만에 첫 재판서 모습 드러낼 듯...검찰 "혐의입증 문제 없어"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7.여)이 첫 공판이 오늘 오전 10시 열린다. 검찰 송치 이후 2개월 동안 수감 중이던 고유정이 첫 재판에 출석한다.

아직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열리는 재판으로, 검찰은 고유정의 치밀한 사전 계획범죄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고유정은 우발적 살인 주장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고유정은 국선변호임 선임 한 달 만인 지난 9일 서울에 사무실을 둔 A씨를 새로운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9일 선임계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당초 고유정은 체포직후 형사단독 판사 출신과 생명과학 전공 변호사 등으로 꾸려진 5명의 변호인을 선임해 대응해 왔다.

이 과정에서 '호화 변호인단'이라는 전국민적인 항의에 직면하자 변호사 5명이 7월8일과 9일 연이어 사의를 표했고, 이에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형사소송법 제33조 1항에 따라 10일 국선변호인 B씨를 선정했다.

그러나 고유정은 국선변호인 대신 사임했던 변호사 5명 중 A씨를 최근 재선임하는 등 우발적 범죄를 주장할 치밀한 전략을 짠 것으로 보여 첫 공판에서 어떤 주장을 제기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사진 빨간 원안)이 12일 제주지방 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처음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고유정의 재판 첫 출석에 기자들도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제주의소리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사진 빨간 원안)이 12일 제주지방 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처음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고유정의 재판 첫 출석에 기자들도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제주의소리
12일 이른 아침부터 제주지방법원 후문 출입구에는 고유정 재판 방청권을 얻기 위한 행렬이 길게 늘어서는 등 이날 고유정이 출석하는 첫 재판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12일 이른 아침부터 제주지방법원 후문 출입구에는 고유정 재판 방청권을 얻기 위한 행렬이 길게 늘어서는 등 이날 고유정이 출석하는 첫 재판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고유정은 그동안 구속 수감 중 5주간 무려 27차례나 변호인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 직후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하루 한번, 많게는 두 번씩 변호인을 접견한 날도 있었다.

주말을 제외하고 접견이 허용된 평일에 대부분 변호사를 만난 것으로, 교도관이 참관하는 일반접견과 달리 변호사 접견은 별도의 공간에서 이뤄진다.

앞선 7월23일 공판준비기일에서 국선변호인은 검찰 측이 제시한 계획범죄와 범행동기에 대한 공소사실을 법정에서 전면 부인 했다.

고유정이 유족들에게 미안해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당시 변호인은 “고유정과 여러 차례 접견을 하면서 이야기도 많이 했다. 부끄럽게 생각하고, 억울한 마음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신유기 장소를 묻는 질문에는 “본인이 아는 대로 최대한 얘기하고 협조하려는 것 같다. 다만 유기 장소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재판과정에서의 정당방위 입증 등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언급한 내용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재판에 임하겠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고씨는 지난 5월25일 오후 8시부터 9시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37)씨를 살해해 사체를 훼손하고 여러 곳에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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