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청 기간제 교원 의혹 전면부인...관리시스템 부재 여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제주의소리] 단독보도로 알려진 제주도내 기간제 교사들이 학생들과 부적절한 사적 만남을 가졌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당사자와 학교측의 증언만을 바탕으로 결론을 지은 것이어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종필 제주도교육청 감사관은 13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제주도내 2곳의 고등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간 부적절한 만남이 이뤄졌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내 모 여고에서는 기간제 교사 A씨(36)가 여학생과 교제하면서 시험지를 사전 유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해당 과목의 시험문제를 급히 다시 출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교사 B씨(33)씨가 방과후 학생과 술자리까지 가졌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은 지난달 19일 관련 의혹에 대한 자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범위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로,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 출제 과정에 대한 확인이 이뤄졌다.

조사 결과 시험문제 출제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감사관은 "7월초 A씨와 학생 간 만남을 갖고있다는 학부모의 제보가 들어와 시험문제를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전면 재출제했다. A씨가 시험문제를 알 가능성도 배제시켰고, 내기로 했던 지문과 문항까지 바꾸는 등 문제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와 학생이 만남을 가진 것이 중간고사 이후로 파악되고 있어 중간고사 문제 유출 가능성도 없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또 이 감사관은 "A씨가 학생과 개인적인 만남을 가졌던 것은 확인했지만 사귀는 사이였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판단 근거는 "A씨 당사자가 전면 부인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의원면직 처리된 B씨에 대해서도 "학생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감사관은 "B씨의 경우 복수의 학생과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학생들과 맥주 한 모금 정도 나눠마셨다. 학생들에게 스스럼없이 대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자리"라며 "교사의 행동이 적절하다고 볼 수 없지만 그걸 갖고 징계삼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제주도교육청은 해당 기간제 교사들의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사실관계가 상대적으로 뚜렷한 시험문제 유출 과정에 대한 판단을 별개로 하더라도 '사적 만남을 가진 것은 맞지만 사귄 것은 아니다', '맥주를 나눠마시긴 했지만 술자리는 아니다'라는 해명은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기간제 교사들에 대한 관리시스템 부재로 이들의 일탈을 방지할 방안이 없다는 근본적 문제 역시 여전하다. 

A씨와 B씨는 이 사건으로 인해 일선 학교에서 급히 사직 처리됐고, 도교육청에는 당사자의 요청에 의해 직위에서 물러난다는 '의원 면직' 으로만 통보됐을 뿐이었다.

서류상으로 스스로 물러난 이들은 당장 다음번 치러지는 임용고시에도 얼마든지 응시할 수 있고, 소문이 미처 미치지 않은 또 다른 학교에서 기간제 교원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다.

이 감사관은 "해당 사안은 기간제 교사들의 교육경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불거진 문제로 판단돼 기간제 교원 채용할 당시부터 더 많은 연수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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