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노거수 1018그루, 2019년 159그루로 줄어들어...도시화-난개발로 사라진 고목들

수령이 100년 넘은 제주도내 노거수가 약 100년 만에 약 1000여 그루에서 159그루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수령 100년이 넘은 성읍리 팽나무와 서귀포시 녹나무
수령 100년이 넘은 성읍리 팽나무와 서귀포시 녹나무

현존하는 제주지역 최고령 나무는 500년 이상된 애월읍 팽나무로 조사됐다.  현재 100년 이상 노거수들이 오늘날 제주의 숲을 만들어 낸 '어미나무' 역할을 해온 것으로도 확인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제주 숲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해 100여년 전 산림 고지도인 '조선임야분포도'를 활용해 숲의 역사와 노거수 분포 특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조선임야분포도'에 따르면 100년 전 제주도에는 1013그루의 노거수들이 있었고, 주로 600m 이하의 저지대 민가 주변을 비롯한 섬 곳곳에 분포하고 있었다.

이 중 제주시에 584그루(57.7%), 서귀포시에 429그루(42.3%)가 분포했다. 성산읍(199그루), 구좌읍(129그루), 제주시(118그루), 애월읍(115그루) 등에 많은 노거수가 존재했다.

이같은 고지도와 현재의 제주 숲지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제주의 숲 면적은 271.2㎢에서 784.2㎢로 약 3배 증가했다.

특히 숲이 증가한 40%에 해당하는 곳에 405그루의 노거수가 숲의 중심부에 있었다.

100년이 넘는 노거수가 오늘 날 제주 숲의 형성과 발달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씨앗을 공급해 준 중요한 어미나무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100년 노거수와 숲-오늘날 숲과 노거수
100년 전 노거수와 숲
100년 노거수와 숲-오늘날 숲과 노거수
2019년 숲과 노거수

하지만 100년 노거수는 현재 159그루만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존하는 제주도 노거수 수종은 총 16종이며, 침엽수는 소나무, 은행나무, 곰솔 3종이고, 활엽수는 팽나무, 푸조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 13종이다.

특히 생존 노거수의 대부분은 팽나무(79.7%)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존 노거수의 수령별 분포는 수령 100~200년 이하 개체가 69그루, 수령 201~300년 45 그루, 수령 301~400년 29 그루, 수령 401~500년 13 그루, 수령 500년을 초과하는 노거수는 3그루로 조사됐다. 

1918년 제작된 '조선임야분포도'
1918년 제작된 '조선임야분포도'를 통해 당시 제주도의 산림 분포 현황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수령 500년을 초과하는 노거수는 모두 팽나무이며, 최고령수는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기형목으로 알려졌다. 

노거수가 이렇게 줄어든 이유는 농지정리, 도로 개설 등 적극적인 개발사업으로 인해 많은 수의 노거수가 훼손되거나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최병기 박사는 "100년 전 제주도에는 1013개체의 노거수가 섬 전역에 분포하고 있었지만 100년이 지난 현재 제주의 노거수 잔존 개체수는 극단적으로 감소한 159그루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최 박사는 또 "대규모 개발사업과 목재 이용 등 인위적 요인과 수명도달, 기후변화나 병해충이 원인일 수 있지만 인위적 노거수 감소는 평지 지역에 분포하던 게 감소했다"고 인위적 요인이 컸음을 시사했다.

수령 100년이 넘은 성읍리 팽나무와 서귀포시 녹나무
서귀포시 성읍리에 남아 있는 노거수 팽나무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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