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부모아카데미' 제주도교육청·제주의소리 17일 첫 강연, 자녀 공감·소통 강연 다채

'2019 부모아카데미'가 오는 17일 첫 강연을 시작으로 대장정의 막을 연다. 사진은 지난 '2017 부모아카데미' 당시 도내 소규모 학교를 방문해 학부모들을 위한 토크콘서트 진행 모습

1989년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기억할 것이다. 이 영화는 1986년 1월15일 새벽,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중학교 3학년생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전교 1등을 하던 이 학생의 유서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이은주(이미연)의 내레이션으로 소개된다.

“난 1등 같은 건 싫은데, 난 앉아서 공부만 하는 그런 학생이 되기 싫은데, 난 꿈이 따로 있는데, 난 정말 남을 사랑하며 살고 싶은데, 이 모든 것은 우리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지. 난 인간인데, 슬픈 것을 보면 울 줄도 알고, 재밌는 얘기를 들으면 웃을 수도 있는 사람인데. 엄만 언제나 내게 말했어, 그러면 불행해진다고. 난 로보트도 아니고 인형도 아니고 돌멩이처럼 감정이 없는 물건도 아니다. 공부만 해서 행복한 건 아니잖아, 공부만 한다고 잘난 것도 아니잖아. 그치만 엄마, 성적 때문에 자식이 부모를 미워해야 하고 성적 때문에 친구가 친구를 미워해야 하는데도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 하나님 왜 이렇게 무서운 세상을 만드셨나요. 선생님 왜 우릴 이렇게 무서운 세상에 살게 내버려두셨나요. 행복은 결코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꼬박 30년을 지나 2019년을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의 자녀들은 이 해묵은 기억에서 벗어난 것일까. 또 입시 경쟁과 교육 과열로 인해 학부모들은 나날이 가중되는 불안감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까.

뒤틀린 교육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핵심주체가 부모라는 관점에서 출발해 자녀들의 학습을 '감시하는 부모'가 아닌, 자녀에게 자기주도 학습법을 안내하는 '길잡이 부모'가 되는 방법이 소개된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주최하고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2019 부모아카데미'가 17일 첫 강연을 시작으로 12월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격년마다 개최되며 지난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세번째를 맞은 부모아카데미는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능동적·주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학부모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단순 입시를 위한 목적이 아닌 부모와 자녀 간 관계를 개선하고, 부모의 역할, 자녀와의 대화법, 정서조절 코칭, 학습법 등에 대한 강연이 다양하게 다뤄진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참가자들이 질문하고 강사가 답하는 일문일답 시간이 준비된다. 한 주제에 대해 단발성의 강연을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의 이론을 습득하고 실습을 통한 현실적 대안 및 방향성을 제시하게 된다. 

특히 부모 대상의 교육으로 진행되지만 실질적으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족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나는 학부모인가, 감시자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인 셈이다.

17일 오후 1시 제주경제통상진흥원 지식배움터 및 소회의실에서 열리는 첫 강연에서는 참석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입시제도의 변화를 이해하고 자녀 성장을 돕는 지도법에 대한 강의가 이뤄진다. 또 자녀에게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이해하고 자기점검을 통해 보완점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돕는다.

부모와 자녀가 이같은 별도의 강연을 들은 후, 다시 가족단위로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시간이 진행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자녀의 진로에 대한 정보를 공유, 세대차이를 좁히고 가족의 꿈을 세분화해 관련 이미지를 찾아 콜라주(collage, 여러 재료를 붙여서 하나의 화면으로 구성하는 회화 기법) 방식으로 게시물을 제작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고학년(4학년 이상)부터 중·고등학생이라면 부모와 자녀가 동시 수강할 수 있다. 참가신청은 부모아카데미 참가신청 페이지(https://forms.gle/bfAN6ZsjT4y987nz8)를 통해 선착순 50명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부모아카데미 사무국 (전화 711-7021)으로 문의하면 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