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8시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마에스트로 콘서트 Ⅱ(Maestro Concert Ⅱ)는 관악의 진수를 느낀 멋진 공연이었다.

제주국제관악제에서는 매년 여러 관악기의 명 연주자를 초청해 마에스트로 콘서트를 연다. 마에스트로란 거장, 대가를 뜻한다.

올해는 마에스트로 콘서트를 총 두 번 개최했고, 14일이 두 번째 공연이다. 트롬본 연주자 알베르토 우레초, 호른 펠릭스 클리저, 트럼펫 옌스 린더만, 대금 이성준, 장구 유인상이 공연을 선보였다. 이날 대극장 600개 좌석은 일찌감치 사람들로 가득 찼다.

마에스트로 콘서트 Ⅱ의 첫 순서는 스페인 출신 알베르토 우레초(Alberto Urretxo)였다. 알베르토 우레초는 Sigismund Stojowski의 <Fantasy for Trombone>, Claude Debussy의 <Beau Soir>, Eugene Bozza의 <Ballade OP. 62>, 마지막으로 Astor Piazolla의 <Milonga del Angel>을 선곡했다. 피아니스트 김미양이 함께 했다.

14일 마에스트로 콘서트에서 펠릭스 클리저가 호른을 연주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14일 마에스트로 콘서트에서 펠릭스 클리저가 호른을 연주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다음으로 펠릭스 클리저의 무대가 이어졌다. 펠릭스 클리저는 두 팔 없이 태어나 연주를 할 때 왼발가락로 키를 누른다. 보통 사람들은 한 손을 관 속에 집어넣고 호른을 다룬다. 펠릭스 클리저는 이런 주법이 아닌, 온전히 자신의 호흡과 컨트롤로 음색을 조절하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연주자다.

그는 피아니스트 김한돌과 함께 Reinhold Gliere의 <4 pieces for Horn and Piano>를 들려줬다. 비록 두 발로 연주하지만 공연 내내 전혀 불편해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아름다워 보였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펠릭스 클리저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어서 이성준과 유인상이 무대를 장식했다. 이성준은 뉴욕 카네기홀, 링컨센터에서 대금 독주를 가진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이수자이다. 유인상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이수자이다. 두 사람이 함께 한 곡은 <적음(寂音)>이다.

생음악으로 듣는 대금은 청아한 소리가 매력적이었다. 대금의 청아한 소리에 장구의 장단이 얹혀 소리가 더욱 빛났다. 떠는 소리에서는 우리 민족의 한을 표현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옌스 린더만이 트럼펫을 들고 왔다. 옌스 린더만은 캐나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최초의 클래식 금관악기 연주자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런던, 베를린, 모스크바, 도쿄, 카네기홀, 심지어 중국의 만리장성까지 전 세계 대규모 공연장 무대에 선 베테랑이다.

옌스 린더만은 Claude Debussy의 <Girl with the Flaxen Hair>, 이어서 Peter Maxwell Davies의 <Sonota>, Astor Piazzolla <Oblivion>을 연주했다. 피아니스트 마키 야마모토가 협연자로 함께 했다. 

세 곡을 마치고 특별 출연 손님으로 온 스패니시 브라스(Spanish Brass)와 함께 Fats Waller의 <Handful of Keys>와 영화 <High society>의 곡도 들려줬다. 

이번 마에스트로 콘서트Ⅱ는 세계 최정상급 관악 연주자들의 실력을 제대로 확인한 시간이었다. / 이혜원 제24회 제주국제관악제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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