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제주 검사장 3명 연이어 참배...조재연 검사장 “4.3의 역사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조재연(57.연수원 25기) 신임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8일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을 참배하는 모습. 당시 현장에는 박소영 차장검사와 김재하 형사1부장, 정태원 형사2부장, 박대범 형사3부장이 함께했다.
조재연(57.연수원 25기) 신임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8일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을 참배하는 모습. 당시 현장에는 박소영 차장검사와 김재하 형사1부장, 정태원 형사2부장, 박대범 형사3부장이 함께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제주지역 공권력의 상징인 검사장들이 연이어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하는 등 과거 인사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도민과 4.3희생자 유족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재연(57.연수원 25기) 신임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은 8일 4.3평화공원 위령제단을 참배했다. 현장에는 박소영 차장검사와 김재하 형사1부장, 정태원 형사2부장, 박대범 형사3부장이 함께 했다.

조 검사장은 7월31일 취임했지만 차장과 부장검사 인사가 8월6일자로 단행되면서 간부들과 함께 참배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과 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장도 동행해 위령제단과 행방불명인 표석, 기념관 상설전시실 등을 조 검사장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조 검사장은 방문 배경에 대해 “제주에 부임하면서 가장 먼저 4.3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도민에게 끼친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역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1만5000여명의 4.3영령들이 안치된 4.3평화공원은 4.3사건으로 인한 대규모 민간인학살 등 도민들의 처절한 삶을 기억하고, 화해와 상생의 미래로 나아가자는 추념 공간이다. 

송삼현(58.연수원 23기) 전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2018년 9월14일 4.3평화공원을 방문해 위령제단을 참배하는 모습. 당시  장기석 당시 차장검사 등 검사 10여명이 동행했다.
송삼현(58.연수원 23기) 전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2018년 9월14일 4.3평화공원을 방문해 위령제단을 참배하는 모습. 당시 장기석 당시 차장검사 등 검사 10여명이 동행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4.3진상규명운동에 매진하던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4.3사건 위령사업을 요구하면서 199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자가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듬해 김 후보가 제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2000년 제주4.3 특별법이 공포되고 특별교부금이 지원되는 등 급물살을 탔다. 노무현 정부시절인 2003년 4월 평화공원 기공식이 열렸다.

2008년 3월 개관 이후 평화공원은 인권의 의미와 통일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개관이후 2018년 말 현재까지 방문객만 225만7708명에 이른다.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시절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들은 4.3평화공원 방문을 주저해 왔다. 이 흐름을 깬 인사가 윤웅걸(53.연수원 21기) 전 제주지검장이다.

윤 전 검사장은 제70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을 앞둔 2018년 2월13일 제주지검 소속 검사들을 이끌고 4.3평화공원을 찾아 위령제단을 참배했다. 역대 제주지검장 중 처음이다.

뒤이어 취임한 송삼현(58.연수원 23기) 당시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도 2018년 9월14일 4.3평화공원을 방문해 위령제단을 참배했다. 장기석 당시 차장검사 등 검사 10여명이 동행했다.

특히 송 전 검사장은 올해 7월20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18회 제주4.3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에 역대 검사장으로는 처음 참석해 유족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송삼현(58.연수원 23기) 전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7월20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18회 제주4.3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에 역대 검사장으로는 처음 참석해 헌해와 참배하는 모습.
송삼현(58.연수원 23기) 전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7월20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18회 제주4.3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에 역대 검사장으로는 처음 참석해 헌해와 참배하는 모습.

올해 7월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하기 전까지도 4.3유족들과 여러 차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진행 중이던 4.3생존수형인의 재심사건 재판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승문 4.3희생자유족회장은 “과거와 달리 검사장들이 4.3에 관심을 갖고 유족들의 아픔을 이해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검사장들의 참배가 정례화 되길 바라다”고 전했다.

▲다음은 역대 제주지검 검사장의 4.3평화공원 방명록

* 윤웅걸 전 제주지검장(2018년 2월13일 작성)
“아픔의 역사가 치유의 역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 송삼현 전 제주지검장(2018년 9월14일 작성)
“가슴 아픈 지난 역사를 마음에 새기고 화합과 치유의 새 길로 함께 하겠습니다”

* 조재연 현 제주지검장(2019년 8월8일 작성)
“4‧3영령들의 넋을 기리며, 4‧3사건에 대한 올바른 역사적‧법적 평가를 통해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되고 상생과 화합의 길로 나아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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