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故 양창보 화백 '문화예술인장' 거행…도내 두번째

   
 
 
"...대학에 입학해 인연을 맺으며 지.필.묵을 배웠습니다...공모전이나 과제전이 있을 때는 휴일이나 방학도 마다하시고 저희들 지도에 온 힘을 쏟으셨지요. 수학여행 가듯 해마다 전국 대학미전이 개최될때면 학생들을 이끌고 전시장을 찾았고, 서울 소재의 대학 실기실이며 인사동의 필방과 화랑을 돌아보게 하셨습니다..."(제자 김현숙 한국미협 제주도지회장의 추도사 중)

故 한국화가 호암(湖岩) 양창보(梁昌普) 화백(71.전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9시 제주도문예회관 광장에서 제주도문화예술인장으로 치러졌다.

도내 문화예술인 가운데 문화예술인장으로 치러진 것은 지난 4일 타계한 양중해 전 제주문화원장에 이어 두번째다.

이날 한국예총제주연합회 주관으로 장의위원회(위원장 강영철)를 꾸리고 한국미협제주도지회가 집행한  영결식에는 김태환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김한욱 행정부지사, 고충석 제주대학교 총장, 김병택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홍순만 제주문화원장 등 도내 문화예술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 28일 제주도문화예술인장으로 치러진 故 양창보 화백의 영결식
제주문화예술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냈던 고인은 호방한 성격과 넓은 포용력으로 60년대 부터 제주미술계를 이끌면서 제주미술발전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또 어려운 이시기에 한국예총 도지회장을 맡아 탐라문화제와 제주도 미술대전 등을 발전시키는 등 제주문화예술인들의 화합을 다지는데도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 춤으로 고인을 위로하고 있는 무용가 손영신씨.
공교로게도 영결식 이튿날은 한국예총 제주도연합회가 창립된지 45주년이 되는 날이다.

고인은 나아가 제주대학교에 미술학과를 설치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는 등 제주화단의 후학들을 키우는데도 많은 헌신을 했다.

이날 영결식은 각계 인사의 추도사에 이어 손영신 댄스댄스 대표의 추모춤, 친족 대표 인사말,  제주문인협회 이승익 시인의 조시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김태환 도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들을 불후의 명작으로 창작하시면서 예술가로서의 외길 인생을 걸어오신 호암 선생을 이제 영원히 만나 뵐 수 없다는 사실이 그저 꿈만 같다"며  "생전에 제주문화예술계를 풍성하게 가꾸시려고 동분서주 하던 그 모습을 우리는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강영철 예총제주도연합회장은 "한국예총 제주도지부가 사무실이 없던 시절에 중책을 맡아 사비를 털어가며 제주문화예술계를 견인하던 사실은 잊지못할 전설이 돼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며 "미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시절에 왕성한 열정으로 격조높은 작품들을 창작하고 후학들을 길러내는데 혼신을 다했다는 사실을 문화예술인들은 뚜렷하게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 영결식에 참석한 제주문화예술계의 원로
김병택 제주문예재단 이사장은 "현실적 문제에 직면할 때에는 이정적으로 해결했지만, 때로는 감성적으로 해결해야 할 경우도 있음을 강조하셨다"며 "벌어진 사태에 대해서 입장과 정견이 분명했지만 항상 타인의 입자오가 정견을 존중하는 등 매사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처리하면서도 직관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도 유념했던 분"이라며 고인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김현숙  한국미협제주도지회장은 초기 제주대 미술학과 시절 고인에게 한국화의 가르침을 받았던 기억과 열정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지회장은 "몇해 전에는 작업실의 화재로 아끼던 작품들이 소실된 것을 안타까워하시며 다시 붓을 들어 지난해 스물 한번째의 개인전으로 또 한번의 작가정신을 보여줘 젊은 작가들을 놀라헤 했다"며 "평생을 제주미술교육에 정열을 쏟고 한국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몸소 작품을 보여준 그 기억을 가슴에 묻겠다"고 넋을 달랬다.

이날 친족대표 김두승 선생은 "문화예술인장으로 치러준데 대해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며 고마워할 따름"이라며 "제주 미술의 발전을 소마했던 고인의 뜻이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앞으로 '문화예술인장'에 대한 기준과 공감대 마련돼야"

도내 문화예술인 가운데 제주도문화예술인장으로 치른 것은 지난 4월초 세상을 떠난 양중해 전 제주문화원장 이후 두번째다.

이에따라 차후 원로 예술인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거행되는 '문화예술인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과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앞서 지난해 6월 세상을 떠난 서양화가 故 김택화 화백(당시 66살)과 2004년 3월에 타계한 한명섭 화백(당시 66살) 경우 '제주미술협회장(葬)'으로 치른 바 있다.

'제주미협장'은 당시 (사)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당시 회장 김순관)가  제주미협 제15대 부지부장을 지내고 제주미술과 미협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한 한명섭 화백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제주미술인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했다.

한편 고인은 한국예총 제주도지회장, 제주문화예술재단 초대 이사장, 제주시 문화재선정위원, 제주문화원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제주도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총 22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제주·Okinawa 미술교류전, 한국현대미술관 초대전, 한국화 동질성 회부전, 제주한국화회전 등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쳤다. 저서로 ‘제주도목물조사연구’ ‘한국화와 일본화의 표현기법 비교 연구’ 등이 있다.

▲ 고인의 유족들
   
 
 
   
 
 
▲ 김현숙 한국미협제주도지회장과 강영철 한국예총제주도연합회장
▲ 오열하는 고인의 미망인
▲ 장남 양건 가우건축 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 고인의 넋을 춤으로 달래고 있는 무용가 손영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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