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 21일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찾아 대책위 면담...2018년 8월 3자 협약 미이행 양해 구해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봉개동 폐기물처리시설(쓰레기매립장)을 직접 찾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역 주민들 앞에서 자세를 한껏 낮췄다.

원 지사는 21일 오후 5시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쓰레기매립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 폐목제 야적장 등 시설을 둘러봤다. 고희범 제주시장도 함께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1일 오후 6시10분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에서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와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내 음식물 쓰레기 반입과 관련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1일 오후 6시10분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에서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와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내 음식물 쓰레기 반입과 관련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현장 확인을 마친 원 지사는 오후 6시10분 바로 옆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로 자리를 옮겨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대책위에서는 김재호 위원장을 비롯해 강병욱, 조남일 부위원장, 양철우 감사 등 주민 20여명이 참석했다. 행정에서는 원 지사와 고 시장, 김현민 제주도 기획조정실장 등이 마주했다.

모두 발언에서 원 지사는 “봉개동이 도내 모든 생활페기물들을 처리하며 고통을 감수해 왔다”며 “악취부터 여러 편의가 희생당하는 일들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색달동 음식물 처리시설이 빨리 완공돼야 봉개동 주민들이 벗어날 수 있다”며 “여러 요인이 있지만 중앙부처 예산 심사를 거치다보니 색달동 사업이 늦춰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희의 의도와 관계없이 사업이 늦어진 부분은 정말 죄송하지만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다”며 “악취 등 불편 사항은 기술과 예산을 모두 동원해 방법을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또 “향후 서로 협의하는 논의 기구를 만들어서 연구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전체적인 신뢰를 다져가기 위해 도지사로서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재호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제주도가 계속해서 약속을 어기고 있다며 쓰레기 처리 계획에 대한 여러 의구심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광역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은 제주도가 직접 챙겨야 한다”며 “ 예산확보에 힘이 들었다는 것은 제주도의 의지가 없거나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쓴 소리를 건넸다.

그러면서 “색달동 음식물 처리시설의 공사기간이 문제라면 예산을 투입해 야간작업이라도 해야 한다”며 “예정대로 공사 기간을 맞춰주는 것이 올바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압축포장 쓰레기도 하루에 100톤씩 쏟아 진다”며 “향후 처리계획이 없다는 것은 소각장을 앞으로도 계속 사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1일 오후 6시10분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에서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와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내 음식물 쓰레기 반입과 관련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1일 오후 6시10분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에서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와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내 음식물 쓰레기 반입과 관련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김재호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오후 6시10분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김재호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오후 6시10분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끝으로 김 위원장은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사용을 다시 연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대책위가 지역주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도와 제주시, 대책위는 2018년 8월17일 ‘제주시 봉개동 폐기물처리시설 연장 사용 협약서’를 작성하면서 봉개동 음식물처리시설 사용 기한을 2021년 10월31일로 못 박았었다.

제주시 19개 동을 제외한 읍면지역 음식물쓰레기는 대책위와 합의해 반입하도록 했다. 재활용시설도 2021년 10월31일까지 사용하고 음식물처리시설은 2022년 6월30일까지 철거하기로 했다.

색달동 광역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준공이 늦춰지면서 제주도는 봉개동 음식물처리시설 사용 기한과 철거 시점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대책위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19일 새벽부터 음식물 쓰레기 수거차량이 진입하는 봉개동 폐기물처리시설 정문을 막는 실력 행사에 나섰다.

코너에 몰린 제주도는 대책위가 참여하는 TF를 운영해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대폭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대책위는 19일 오후 9시30분부터 음식물쓰레기 반입 저지 행위를 일시 중단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오른쪽)와 고희범 제주시장(가운데)이 21일 오후 5시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을 방문해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 시설을 둘러 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오른쪽)와 고희범 제주시장(가운데)이 21일 오후 5시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을 방문해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 시설을 둘러 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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