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43. 섬잔대(Adenophora taquetii H.Lev) -초롱꽃과-

여름의 막바지,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8월의 끝자락에서 이번주는 한라산에 자생하는 식물 ‘섬잔대’를 소개합니다.

섬잔대의 종소명인 ‘taquetii’는 제주 식물을 널리 알렸던 다케 신부를 기리기 위해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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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다케(Emile Joseph Taquet, 1873∼1952, 한국이름 엄택기)는 프랑스 출신 신부로 1897년 24세 때 한국으로 들어와 1902년부터 1915년까지 제주에서 머무른 선교사입니다. 다케 신부의 식물 연구 활동은 한국식물분류학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입니다.

다케 신부는 제주에서 생활하며 여러 식물을 발견했습니다. 덕분에 섬잔대 이외에 한라부추, 뽕잎피나무, 갯취, 해변취 등 13종이나 식물명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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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서귀포 지역에 온주 밀감을 들여온 시초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아오모리에서 근무하던 포리 신부로부터 받아 심은 10여 그루의 온주 밀감이 시초라고 합니다.

다케 신부는 1915년 6월 목포 본당으로 옮겨 활동하다가 1922년 대구 성 유스티노 신학교로 이동해 1940년 은퇴합니다. 그리고 1952년 1월 27일 영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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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잔대는 초롱꽃과 식물입니다. 국내에만 30여종이 있다고 하는데, 제주에서는 모시대를 비롯해 낮은 오름에 자라는 당잔대, 층층잔대, 그리고 고산지역인 한라산에서 만날 수 있는 섬잔대 등이 있습니다.

오름에서 자라는 당잔대는 키가 크지만, 섬잔대는 키가 작고 뿌리 잎이나 줄기 잎의 잎자루가 거의 없는 특징입니다. 당잔대는 꽃받침에 털이 있으나 섬잔대는 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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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잔대의 꽃말은 ‘감사’, ‘은혜’라고 합니다. 다케 신부를 위한 꽃이라서 그런 꽃말이 붙지 않았나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봅니다. 여름이 지나는 길목에 한라산의 식물들은 벌써 가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주의소리> 독자분들도 여름이 지나고 풍성한 가을의 계절 앞에서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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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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