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기 회장과 지역회장단 ‘갈등 구도’…별도 도민회 창립‧체육대회 논의 ‘논란’ 

65년 역사의 서울제주도민회가 내부 갈등을 빚으며 올해 가을체육대회를 기점으로 조직이 양분될 위기에 처해 있어 도민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제주도민회의 파행이 점입가경이다. 지난해부터 불거져 나온 도민회 집행부 내분과 갈등이 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으로 이어지더니 급기야 65년 역사를 자랑하는 도민회가 둘로 쪼개질 위기에 놓였다. 

회원수 25만명을 자랑하며 수도권 재외 제주도민들의 상징적 구심체 역할을 해온 서울제주도민회가 어쩌다가 회장 직무정지 법정 공방에 이은 조직 양분 위기까지 갔는지에 대한 도민사회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서울도민회 시·읍·면지역회장단이 오는 28일 오후 6시 서울 사당동 모 식당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현(現) 신현기 회장 체제의 서울제주도민회와는 별도의 ‘도민회’ 조직을 논의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존 가을도민체육대회와 별도의 체육대회 개최 ▲신현기 서울제주도민회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를 요구하는 본안 소송 제기 등도 논의할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제주도민회는 1955년 5월에 공식 창립돼 올해로 65년을 이어오고 있는 수도권 25만 재외제주도민들의 명실상부한 구심체 조직이다. 현 31대 신현기 회장까지 역대 18명의 회장들을 중심으로 회원들의 화합과 친목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에서 고향발전에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기 2년의 회장은 매년 신년하례회(1월), 서울제주도민의날(체육대회, 10월), 일본 및 지방도민회 순방, 제주도 행사 참여, 장학재단기금 조성 등의 주요행사를 이끈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제주도민의 날’ 행사를 앞두고 내부 갈등이 커졌고, 조직 양분 위기까지 치닫고 있다.
 
쟁점은 내년 2월 치러질 차기회장 선출을 앞두고 회칙에 모호하게 명시된 부회장단 규모를 개정하자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신현기 회장과 지역회장단의 이견이 표출되면서다.

현재 회칙에는 부회장과 관련, ‘본회 운영에 필요한 적정 인원’이라고만 명시돼 인원 제한이 없는 상태다. 

회장단은 신현기 회장과 시·읍·면지역회장단(16명)을 비롯해 감사(2명), 학교대표회장(15명) 내부단체회장(5명), 직능부회장(20명) 등 59명으로 구성됐다. 

지역회장단과 학교대표회장, 내부단체회장 등은 도민회에서 당연직 부회장을 맡는다.

회장단(59명)과 역대 회장, 수석이사(1명)가 회장추대위원회에 속하며, 추대위가 차기 회장 선출 권한을 갖고 있다. 이날 기준 역대 회장은 총 9명이다. 

신 회장 취임 이후 전임 김창희 회장 때보다 회장단이 10명 정도 늘었다. 이 부분도 지역회장단들 사이에선 신현기 회장이 차기 회장을 내정해놓고 밀어주기 위해 부회장을 늘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회장단은 회칙개정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수석부회장 1인을 포함해 50인 이하’로 개정하자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신현기 회장은 현재 회칙을 고수하는 입장으로 맞서자 지역회장단이 반발해 새로운 도민회를 구성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지역회장단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신 회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지역회장단은 최근 가처분신청이 기각되자 본안 소송 제기도 준비하는 등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별도의 도민회 구성 논의는 지역회장단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지역회장단은 제주 동(洞)지역·애월읍·한림읍·한경면·조천읍·구좌읍·우도면·추자면·대정읍·안덕면·남원읍·표선면·성산읍 등 14개 지역 회장단으로 구성됐다. 이중 구좌읍과 남원읍 지역회장은 이번 지역회장단 논의에서 빠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회장인 A씨는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현 신현기 회장은 자신의 입맛대로 부회장을 임명하면서 차기 회장을 자신이 내정한 사람으로 뽑으려 하고 있다”며 “이런 체제의 서울도민회에서는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없어 비상대책위도 꾸려 노력했지만 역시 변화가 없다. 더 이상 시간을 보낼 수 없어 올 가을 체육대회도 별도로 추진하고 별도의 도민회 조직구성을 논의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의소리]는 신현기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서울제주도민회 회원 K씨는 “어쩌다가 서울제주도민회 문제가 법정으로까지 가는 사태에 이르렀는지 참담하다. 고향을 사랑하는 순수한 모임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회장도 추대가 아니라 내편과 네편으로 나뉘어 과열경쟁하고 자기사람을 회장에 앉히려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제주인의 수눌음 정신으로 도민회를 슬기롭게 이어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조직의 양분되는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일어나선 안된다”고 목청을 돋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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