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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주청년작가 25년 아카이브-구본신참' 전시장 전경. 제공=제주문화예술진흥원. ⓒ제주의소리

지난 7월 13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주청년작가 25년 아카이브-구본신참>은 25년 동안 이어졌던 <제주청년작가전>을 돌아보고자 기획되었다. 지금까지 <제주청년작가전>은 제주도 작가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청년 작가를 위한 지원과 전시가 여기저기에 다양하게 생겨나면서, 점차 매년 열리는 형식적인 행사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제주청년작가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전시제목인 ‘구본신참(舊本新參)’은 옛것을 근본으로 삼아 새것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즉 전시 제목에는 제주도 미술계의 미래를 위해 청년 작가를 지원한다는 과거의 정신을 바탕으로, 변화한 현재 미술계 상황에 맞는 새로운 지원 방법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를 위해 우선 토론회를 한 차례 진행하였다. 많은 의견이 제시되었다. 제시된 의견이 현실에 맞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계속 논의되어야 한다. 각 의견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제주도에 맞는 방법을 고민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가야 한다. 두 번의 자문 회의도 열렸다. 그러나 전문가 의견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물론 짧은 준비기간, 팍팍한 예산, 적은 인력으로 전시 준비가 어려웠다는 점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래도 자문회의 내용을 전부 수용할 필요는 없으나 잘 활용할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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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청년작가전 토론회 전경. 제공=제주문화예술진흥원. ⓒ제주의소리

역대 <제주청년작가전> 우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우선 아카이브 벽이 마련되었다. 벽에 붙은 자료들은 <제주청년작가전>이 그동안 제주도 미술계에 끼친 영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증거 그 자체였다. 이번 전시를 기회로 자료가 더 체계적으로 수집, 정리, 보존된다면, 그 또한 이번 전시가 갖는 큰 의미가 될 것이다.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우수 작가 선정 작품이나 우수 작가가 그 당시 제작했던 작품과 함께 최근 작품을 연도별로 소개했다. 지금까지 선정된 우수 작가 대다수가 현재 제주도 미술계를 이끌어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전시였다. 다만 복제품에 그 사실을 명시하지 않은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는 전시의 전문성도 갖춰나가야 한다. 

전시 개막식 이후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제주청년작가전>의 발전 방안이 논의되었다. 참여 작가들은 문화예술진흥원 측의 발표 내용을 듣고 하나같이 발표된 내용이 잘 이행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 번의 토론회, 두 번의 자문 회의, 한 번의 전시, 한 번의 간담회로 <제주청년작가전>이 바뀔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실현을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

제주도에 도립이나 시립의 전문 미술관과 공연장이 생기면서 제주문예회관의 전문성은 약해졌다. 이로 인해 제주문예회관은 예술가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예술가의 의견을 수용한다면, <제주청년작가전>이 다시 제주 미술계의 미래가 되는 전시가 될 것이다. 참여 작가들은 <제주청년작가전>이 작가로 살아가게 하는 확신을 주었다고 했다. <제주청년작가전>을 앞으로 계속 유지해야 할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이 있다. 구본신참의 뜻을 살려 앞으로 계속 논의를 이어간다면, 지금의 어려움이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김연주 문화공간 양 기획자

* 이 글은 ‘제주청년작가전 25년 성과 평론’을 요약함. 원 글은 제주문화예술진흥원 홈페이지(클릭)에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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