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예능 출연, 유튜브 방송 열일, 잦은 서울 출장에 “여의도 정치에 올인하려 하나” 비판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최근 행보를 두고 중앙정치에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제주도의회 한 초선의원이 원 지사를 향해 “내년 서울에서 총선 나가려고 하는 것이냐”고 돌직구를 던졌다.

주인공은 송창권 의원(외도․이호․도두동, 더불어민주당). 송 의원은 지난 8월30일 밤 늦은 시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대체 도의원들은 뭐하고 있나?”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송 의원은 글에서 “원(희룡)지사가 쓰레기, 하수, 2공항, 예래 등 도정의 현안을 내팽개치고, 저리 천방지축으로 자기 정치하면서 도민들 편 가르고 있는데, 또다른 도민의 대표라는 도의원들은 일언반구도 못하니, 과연 도의원이라고 할 수 있냐? 다 꿀먹은 벙어리들이다. 상대할 만큼의 실력도 없는 것들이 도의원 하고 있어서, 원지사가 저리 여의도 바라기만 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비판을 전했다.

송 의원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지당한 말씀이다. 성찰해 보면, 특히 저에게는 아주 적절한 질책이다. 들어도 싸다. 반성한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화살을 원희룡 지사에게 겨눴다.

송 의원은 “지방정치인으로서 아직 초선의 허접한 촉일 지 모르지만, 원지사는 연말연초를 기점으로, ‘국가가 부른다’고 하며, 제주도를 떠날 듯한 기세”라며 ‘촉’을 발동했다.

최근 원 지사가 공중파 TV 예능프로그램 촬영과 잦은 서울 출장 일정, 유튜브 방송(원더풀 TV) 등으로 도정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비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논란은 사실 원 지사가 초래한 측면이 강하다.

원 지사는 지난달 27일 ‘대한민국 위기 극복 대토론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보수야권 통합과 관련해 ‘훈수’를 두기도 했다. 특히 야권통합과 관련해 “보수 강세지역과 수도권 경합지역의 양편 노를 힘차게 저어야 한다. 비록 제주도에 있지만 제주도민들의 민심과 함께 지원하고, 역할을 하겠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또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원더플TV에서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동기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게 “친구로서 권한다. 순수했던 386세대를 욕보이지 말고 이쯤에서 그만두라”고 말해, 역시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동기(이진경)로부터 “희룡아,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핀잔을 듣는 등 구설을 낳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원 지사 행보에 송 의원은 “지난 지선에서 야권의 소위 잠룡들이 낙선될 때, 도민들께서는 그래도 전국적인 큰 인물을 키워야 한다는 기대와 대리 만족으로 원지사를 살려줬다. 행정가로서 똑똑한 ‘도지사로만’ 써먹으려 했다면, 다른 선택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며 “원 지사가 그걸 모를 리 없다. 대선을 염두에 두는 정치인이라면, 지사 자리에는 미련을 둘 이유가 하등 없다고 본다. 난세?의 영웅?을 의식하며, 시기의 셈법이 있을 뿐”이라고 일침을 놨다.

송 의원은 또 “태평하게 서울행 비행기에 앉아 자한당 연수에서의 선동의 원고를 만지작하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도중하차가 아니라면 앞으로 3년 가까이 남아 있는 도지사로서의 언행이라고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도의원의 절대다수가 상대당인 민주당임을 뻔히 알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 그의 태도는 안하무인의 독선적이며, 도정의 파트너인 의회를 무시하는 유아독존의 교만함”이라고 저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11월 임시회에서, 자칭 행정가인 원지사를 직접 상대해 질문을 하게 되지만, 기다리기엔 너무 멀다”면서 “그래서 정치인 원희룡씨에게 묻겠다. 내년 서울에서 총선 나가려고 하느냐. 아니면, 내년 중앙정치 지형이 바꿔질 때 보수통합의 한 축을 염두에 두면서, 지사 자리 팽개치고 여의도 정치에 올인하려는 것이냐”고 돌직구를 던졌다.

송 의원은 “그렇게 해도 좋다. 그러니, 뽑아준 도민들이 짐작이라도 하고, 원지사의 도민분열의 언행에 따끔하게 홀가분한 지적이라도 하게, 답을 달라”며 원 지사의 분명한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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