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날 같은 법정서 같은 차량으로 호송...37세 동갑내기 의붓아들 사망사고도 공통점

2일 오후 5시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고유정의 2차 공판이 끝나고 고유정이 앞머리로 얼굴을 가린채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2일 오후 5시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고유정의 2차 공판이 끝나고 고유정이 앞머리로 얼굴을 가린채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7.여)과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수감된 동갑내기 A(37.여)씨가 공교롭게 같은 호송차에 올라 이목을 끌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2일 살인과 사체 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를 상대로 공판을 진행했다.

고유정은 오후 1시20분쯤 제주교도소 호송차량을 이용해 법원에 들어섰다. 1차 공판과 마찬가지로 수갑을 찬 채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려 얼굴을 완전히 가렸다.

첫 공판에서 피고인의 머리채가 시민 손에 붙잡히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자, 제주교도소는 호송 인력을 대폭 늘리고 차량 주변에 사상 첫 통제선까지 설치했다.

고유정의 재판은 오후 3시쯤 끝났지만 연이어 A씨의 결심 공판이 진행되면서 호송차 탑승 시간이 길어졌다. 시민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검찰 후문 호송차량 주변에서 3시간 가까이 대기했다.

A씨는 2018년 3월부터 11월까지 의붓아들 B(당시 5세)군을 학대해 다치게 하고 12월에는 날카로운 물건으로 머리에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3월18일 구속기소됐다.

2일 오후 5시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고유정의 2차 공판이 끝나고 호송차량이 제주지방검찰청 후문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고유정이 탄 버스를 향해 욕설을 하며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제주의소리
2일 오후 5시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고유정의 2차 공판이 끝나고 호송차량이 제주지방검찰청 후문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고유정이 탄 버스를 향해 욕설을 하며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제주의소리

뇌출혈 증세를 일으킨 B군은 2018 12월6일 제주시내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환자실 입원 20일 만인 그해 12월26일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숨졌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동갑내기로 같은 날, 같은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같은 호송차에 올랐다. 고유정도 청주 의붓아들 사망사고의 피의자 신분으로 청주상당경찰서의 수사를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의붓아들 사망사고에 대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고유정의 경우 의붓아들 살인사건이 청주지검에서 제주지검으로 이송되면 제주에서 추가 조사를 받아야 한다.

A씨는 이날 결심 공판을 마치고 오후 5시30분쯤 고유정과 연이어 호송차에 올랐다. 고유정이 먼저 차량에 탑승하자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욕설을 쏟아냈다.

교도관들이 순간 고유정을 에워싸며 제2의 머리채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호송차는 A씨마저 태우고 검찰 후문에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막고 창문을 두드리면서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현장에 있던 교도관들이 이를 제지하면서 차량은 가까스로 정문을 통해 법원을 빠져나갔다. 

2일 오후 5시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고유정의 2차 공판이 끝나고 호송차량이 제주지방검찰청 후문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고유정이 탄 버스를 향해 욕설을 하며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제주의소리
2일 오후 5시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고유정의 2차 공판이 끝나고 호송차량이 제주지방검찰청 후문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고유정이 탄 버스를 향해 욕설을 하며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제주의소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