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 이어 소형급 태풍 링링 북상중...6일 밤 11시 제주시 서쪽 110km 해상 접근

기상청이 예측한 가을 태풍이 제주로 향하고 있다. 가을장마에 이어 태풍까지 내습할 경우 각종 시설물과 농작물에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링링은 이날 오전 3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약 590km 부근 해상에서 시간당 19km의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이번주 금요일인 6일부터는 제주도가 태풍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이후 서해안으로 한반도에 상륙한 뒤 수도권과 강원도 내륙을 관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링링의 현재 중심기압은 996hPa, 최대풍속 20m/s, 강풍반경 240km의 소형급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태풍은 계속 북상해 4일 오후 3시에는 타이완 타이베이 동남동쪽 약 210km 해상을 지나겠다.

이후 한반도로 방향을 틀어 6일 오후 9시에는 서귀포 서쪽 약 120km 부근 해상을 지나겠다. 오후 11시에는 제주시 서쪽 110km 해상을 지나며 제주와 가장 가까워지겠다.

세력도 점차 키워 제주로 접근하는 6일에는 순간 최대풍속이 35m/s까지 거세지겠다. 강풍반경도 최대 320km까지 넓어지는 등 중형급으로 강도가 강해지겠다.   

올해 발생한 태풍은 링링을 포함해 모두 13개다. 여름철에 만들어진 9개 태풍 중 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이중 제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제5호 다나스와 제9호 태풍 레끼마다.

가을에는 상당수 태풍이 북태평양고기압 수축으로 제주를 피해 일본 남부해상으로 향했다. 반면 이번 태풍은 한반도 주변 기압의 영향을 받아 제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역대 가을 태풍은 유독 제주와 악연이 있다. 역대 가장 많은 피해를 준 2007년 태풍 나리도 가을 태풍이었다. 9월13일부터 18일까지 영향을 주면서 하루 최대 590mm의 물폭탄을 쏟아냈다.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1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등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정부가 인정한 공식 피해액도 1307억4600만원으로 역대 최대 금액이었다.

1959년 사라호의 경우 9월17일부터 18일까지 단 이틀간 제주에 영향을 미쳤지만 11명이 숨지고 107명이 다치는 등 118명의 사상자를 냈다. 피해액도 당시 금액으로 25억원에 달했다.

최근에도 가을 태풍이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년 10월5일부터 6일까지 영향을 준 태풍 콩레이는 단하루 310.0mm의 폭우를 쏟아내면서 역대 일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6년 10월5일 내습한 태풍 차바는 강풍과 폭우가 모두 거셌다. 서귀포시에 267.7mm의 폭우가 쏟아져 10월 일강수 기록이 깨졌다. 고산에서는 강풍(56.5m/s)이 몰아쳐 10월 풍속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는 유독 긴 가을장마에 지반이 약해졌고 농작물 피해까지 발생해 태풍이 더해질 경우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기상청은 “4~5일 후 태풍의 위치가 유동적일 수 있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최신 기상정보를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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