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마라톤 훈련 현장](2) 2017년 결성 서귀포러닝크루(SGPRC) 4.3달리기 캠페인 등 '주목'
4일 서귀포시 천지동 새연교에 모인 서귀포 러닝크루가 훈련을 하고 있다.
제주를 역동적으로 만들고 싶은 청년들이 모여 매주 수요일 제주를 달린다. 아름다운 서귀포를 달리는 아름다운 달림이들이 모인 서귀포러닝크루(SGPRC) 얘기다.
2017년 5월 꾸려진 SGPRC는 경쟁이 아니라 함께 달리는 'WE RUN LIKE WE TRAVEL'을 모토로 한다. 뒤쳐진 크루를 놔두고 앞서 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 앞에서 뒤쳐진 크루를 기다려주는 청년들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8시면 서귀포시 천지동 새연교에 SGPRC가 모인다. 비가 오는 날에는 서귀포시내 학교 운동장 트랙을 달린다.
기존의 마라톤 클럽이 아니라 러닝크루 형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정해진 회원은 없다. 다만, 꾸준히 활동하고, 오랜기간 함께 달린 동료가 약 15명이라는 것.
서귀포러닝크루가 진행했던 제주4.3달리기 캠페인.
SNS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매주 손님 형식으로 SRC 훈련에 동참한다.
새연교에서 몸을 풀고 출발한 SGPRC는 이중섭거리와 자구리공원, 서귀포항을 거쳐 다시 새연교로 돌아온다. 약 6.5km지만, 오르막이 많아 초보 달림이에게는 쉽지 않은 코스다.
SGPRC 훈련 코스를 경험하고는 지속적인 참여를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새로운 손님(?)이 왔다 가는 일이 잦지만, 크루 그 누구도 새롭게 합류한 사람들을 거부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모토처럼 함께 달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쟁이 아니라 함께 달리는 것을 모토로 하는 SGPRC가 올해 제주의 아픈 상처인 4.3과 함께 달리면서 전국 이목을 끌었다.
제주를 역동적으로 만들고 싶었던 SGPRC는 올해 제주 4.3 알리기 캠페인을 벌였다. 크루 모두가 4.3km를 달린 뒤 SNS를 통해 인증, ‘#제주43달리기’ 태그를 걸어 다른 3명에게 추천하는 방식이다.
3월25일 시작돼 4월7일까지 이어진 '#제주43달리기' 캠페인은 추천과 추천을 거듭해 약 1500명이 함께했다. ‘#제주43달리기’ 태그를 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전국 다수의 마라톤 클럽이나 러닝크루들의 동참을 이끌어 냈다고 볼 수 있다.
4일 저녁 서귀포시 천지동 새연교에 모인 서귀포 러닝크루 가족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제주에서 열리는 다양한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SGPRC는 올해도 어김없이 오는 10월20일 제주시 구좌생활체육공원에서 [제주의소리]가 주최하는 ‘제12회 제주국제아름다운마라톤대회’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SGPRC에게 마라톤 대회 참가는 경쟁하는 대회가 아니라 함께 참가해 함께 달리고, 함께 추억을 공유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해 대회를 통해 조성된 적지않은 기부금이 국내·외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되는 국내 최초의 기부마라톤인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참가가 이들에게는 새롭게 만들어 나갈 또 하나의 추억이다.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는 제11회 대회까지 지난 11년간 총 2억4000여만원의 기부금을 조성해 국내외 지구촌 소외이웃들을 위해 소중하게 쓰여 왔다.
친구 1명과 함께 SGPRC를 만들고, 크루 관리를 맡고 있는 고한성(26)씨는 “앞으로도 SGPRC를 통해 제주를 역동적으로 만들고 싶다. 제주43달리기 캠페인이 제주를 역동적으로 만든 사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첫 러닝크루 SGPRC는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한다. 크루 형식이기 때문에 훈련에 꾸준히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SGPRC 가족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뒤쳐진 사람을 그냥 두지 않고, 언제나 기다리겠다”고 했다.
올해 1월1일 새해 첫 일출을 맞아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 일대 8km '일출Run'을 진행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는 SGPR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