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제주 강타, 볼라벤과 유사…진로·강풍반경·풍속 등 닮은꼴 ‘큰 피해 우려’

2017년 8월28일 태풍 볼라벤이 이동경로가 현재 북상중인 제13호 태풍 링링와 유사하다. 당시 순간최대풍속 49m/s의 강풍이 몰아치며 제주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제주의소리
2012년 8월28일 태풍 볼라벤이 이동경로가 현재 북상중인 제13호 태풍 링링와 유사하다. 당시 순간최대풍속 49m/s의 강풍이 몰아치며 제주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제주의소리

빠른 속도로 북상중인 제13호 태풍 '링링(LING LING)'이 7년 전 막대한 피해를 남긴 태풍 볼라벤과 유사한 진로를 보이면서 제주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상청은 6일 오후 4시를 기해 제주 동부, 서부, 남부 앞바다에 태풍경보를 발효하고 북부와 추자도에는 태풍주의보를 발효했다.

낮 12시 현재 태풍 링링은 서귀포시 남남서쪽 약 540km 부근 해상에서 시간당 19km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45hPa, 최대풍속 45m/s의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따뜻한 수증기를 품으면서 세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강풍반경도 360km로 커졌다. 태풍은 계속 북상해 7일 오전 4시 서귀포시 서쪽 140km 해상을 지나칠 것으로 전망된다. 

강풍은 오늘(6일) 오후 3시부터 점차 강해져 내일까지 순간풍속 145~180km/h(40~50m/s)의 매우 강한 바람이 예상돼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과 농작물 등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 

2012년 8월28일 제주를 강타한 볼라벤도 새벽에 서부 해역을 지나며 제주 본섬을 강타했다. 당시 순간최대풍속은 49m/s, 강풍반경 400km로 강한 강도의 중형급이었다.

당시 태풍을 피해 서귀포시 화순항으로 이동하던 중국 어선이 뒤집히면서 선원 10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되는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서귀포항에서는 대형 구조물이 뒤틀리면서 상치 콘크리트가 20cm 이상 틈이 벌어졌다. 방파제 남쪽을 지탱하고 있던 200미터 구간의 테트라포드(TTP) 2300여개도 파도에 쓸려나갔다.

2012년 8월28일 오전 2시40분쯤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남동 1.8km지점에 피항중이던 중국 어선이 거센 파도에  뒤집혀 10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2년 8월28일 오전 2시40분쯤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남동 1.8km지점에 피항중이던 중국 어선이 거센 파도에 뒤집혀 10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2년 8월28일 태풍 볼라벤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서귀포항 방파제 440m 구간의 테트라포드가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2년 8월28일 태풍 볼라벤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서귀포항 방파제 440m 구간의 테트라포드가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당시 외항에 설치된 테트라포드는 1개당 무게가 72톤에 달하는 대형 구조물이다. 440m 구간의 방파제가 통째로 움직이면서 줄을 그어놓은 듯 아스팔트 한복판에 금이 가기도 했다.

제주해군기지에서는 아파트 8층 높이의 초대형 케이슨 7개가 파손됐다. 케이슨은 방파제의 뼈대가 되는 대형 구조물이다. 1개당 무게는 8800톤, 높이만 20m로 이른다.

양식장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양식업계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시설 피해를 신고한 양식장만 47곳에 달했다. 당시 피해가 접수된 광어와 전복 등 어패류만 460만 마리를 넘어섰다.

볼라벤에 이어 태풍 덴빈까지 제주를 덮치면서 총 572억23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기록된 순간최대 풍속은 49m/s, 하루 최대 강우량은 402mm였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도 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태풍의 위험한 영역인 우측반원에 제주도가 위치하면서 도 전역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도는 태풍에 대비해 재난대응 상황을 비상Ⅱ단계로 격상하고 24시간 비상 체제 근무에 돌입했다. 13개 협업부서와 경찰, 한국전력공사, 해병대 9여단 등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지역자율방재단 등 민간단체와 재해취약지역에 대한 사전 예찰활동도 진행했다. 행정시에서는 배수구 사전 점검과 수방자재 작동, 시설물 결박 조치를 점검하는 등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2012년 8월28일 태풍 볼라벤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당시 제주해군기지 방파제 공사에 사용된 대형 케이슨 7개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2년 8월28일 태풍 볼라벤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당시 제주해군기지 방파제 공사에 사용된 대형 케이슨 7개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2년 8월28일 태풍 볼라벤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도내 모 양식장의 철제 구조가 뜯겨져 나가 광어가 집단폐사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2년 8월28일 태풍 볼라벤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도내 모 양식장의 철제 구조가 뜯겨져 나가 광어가 집단폐사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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