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주 대표전통시장 동문‧서문시장 ‘한산’…날씨‧경기 ‘흐림’ 한몫

하지만, 동문시장 일부 점포는 명절 대목임에도 비교적 한산했다.
추석 명절을 앞둔 10일 제주동문시장에는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도민과 시장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바쁜 표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얼어붙은 경기와 예년에 찾아보기 힘든 긴 가을장마로 예년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은 아니었다. 한산한 시장 모습. ⓒ제주의소리 

추석을 코앞에 둔 제주도내 전통시장의 표정은 시장을 지키는 상인도 시장을 찾은 도민들도 생각처럼 밝지 않았다. 추석 대목을 실감하기 어렵다는 상인들의 하소연과, 차례상을 차리기 겁이 날만큼 물가가 비싸다는 도민들의 근심 가득한 한숨소리가 시장 곳곳을 무겁게 짓눌렀다.   

 
민족 대명절 추석을 사흘 앞둔 10일 오후 제주동문시장엔 시장을 찾은 도민과 관광객들 발길로 분주해보였다.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웃음소리도 들렸지만, 어려운 경기 탓인지 추석 명절이나 명절 대목 분위기가 잘 나지 않는다는 푸념이 더 많았다. 
 
상품이 진열된 시장 좌판 위로 목청을 놓아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아보려는 상인들의 목소리와, 과일이나 옥돔 등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들을 쥐었다가 가격을 묻고 다시 내려놓기를 반복하는 주부들의 손이 묘하게 겹쳐 지나간다.
추석 명절을 앞둔 10일 제주동문시장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특시 수산물과 청과, 정육점 등에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붐볐다.
추석 명절을 앞둔 10일 제주동문시장에는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도민들의 발길로 붐볐다.  그러나 높은 물가탓인지 명절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시민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추석 명절을 앞둔 10일 제주동문시장에는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도민과 시장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최근 얼어붙은 경기를 반영하듯 예년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은 아니었다.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앞둔 10일 제주동문시장에는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도민과 시장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바빴다. 그러나 최근 얼어붙은 경기와 예년에 찾아보기 힘든 긴 가을장마로 예년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은 아니었다.  ⓒ제주의소리 

그러나 제수용품을 취급하는 점포에는 상대적으로 손님들이 붐볐고, 최대한 물건 값을 깎으려는 손님과 못이긴 척 깎아주는 상인들 사이에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그나마 명절대목임을 알려줄 뿐이었다. 

 
연휴를 앞둬 젊은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관광객들은 저마다 손에 먹거리를 들고, 시장 곳곳을 훑었다. 제주동문시장은 이미 제주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이날 제수용품을 사기 위해 동문시장을 찾은 주부 강모(60)씨는 “집 주변에도 중·대형마트가 있지만, 명절 때만큼은 전통시장을 찾는다.”며 “시장에 와야 명절을 느낀다. 그러나 시장도 점점 명절 대목 분위기가 사라지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추석 명절을 앞둔 10일 제주동문시장에는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도민과 시장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최근 얼어붙은 경기를 반영하듯 예년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은 아니었다.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앞둔 10일 제주동문시장에는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도민과 시장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바빴다. 그러나 최근 얼어붙은 경기와 예년에 찾아보기 힘든 긴 가을장마로 예년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은 아니었다.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앞둔 10일 제주동문시장에는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도민과 시장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최근 얼어붙은 경기를 반영하듯 예년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은 아니었다.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앞둔 10일 제주동문시장에는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도민과 시장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바빴다. 그러나 최근 얼어붙은 경기와 예년에 찾아보기 힘든 긴 가을장마로 예년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은 아니었다.  ⓒ제주의소리 

떡집에서 만난 주부 최모(45)씨는 “제가 어릴 때는 명절 때 차례상에 올릴 송편이나 지름떡(기름떡)은 물론 제물 모두를 집에서 만들었지만 요즘은 시장에 오면 다 있다. 맞벌이 하느라 부득이 많은 제물을 사다 쓴다”며 “그러나 5만원짜리 지폐로 살 수 있는 게 몇 가지 안 된다. 나도 별로 산 것도 없는데 30만원을 훌쩍 넘었다”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동문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하는 A씨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한숨을 내쉰다. “그래도 추석이 다가오면서 조금씩 매출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옛말처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지난 1980년대부터 동문시장에서 근 40년을 장사해온 B씨는 “올해는 가을장마다, 가을태풍이다 하면서 유난히 날씨가 고르지 않다. 특히 주말 매출을 기대하는 시장에 거의 매 주말마다 비가 와서 울상”이라며 “관광경기 건축경기 좋을 때와 비교해선 안 되지만 요즘 같으면 40년 가까이 해오던 점포도 그만두고 싶을 만큼 매출이 떨어져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 명절을 앞둔 10일 제주동문시장에는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도민과 시장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최근 얼어붙은 경기를 반영하듯 예년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은 아니었다.  ⓒ제주의소리 
추석 명절을 앞둔 10일 제주동문시장에는 제수용품을 구매하려는 도민과 시장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바빴다. 그러나 최근 얼어붙은 경기와 예년에 찾아보기 힘든 긴 가을장마로 예년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은 아니었다.  ⓒ제주의소리 

 

명절 연휴를 준비하는 자영업자들도 시장을 찾았다.
 
조천읍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고모(35)씨는 “요즘 손님이 줄어 걱정이 많다. 그래도 추석 연휴가 4일로 길어 손님이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면서 “연휴 특수에 대비해 미리 필요한 식재료를 사러왔다. 모처럼 추석 연휴라도 장사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인근 제주 서문공설시장도 추석 대목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같은 날 오후 찾은 서문시장은 동문시장에 비해 더 한산했다. 상인들은 뜨내기손님보다 단골이 많은 특성 때문에 아직은 시장이 덜 붐빈다고 설명했다. 
 
30년 가까이 서문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박귀종 전 서문시장 상인회장은 “아직은 본격적인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지만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손님이 늘고 있다. 단골들 주문 전화와 배달 전화도 크게 늘었다”며 “특히 서문시장의 자랑인 정육식당에도 많은 손님들이 찾아온다. 추석명절이 대목은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상공회의소가 추석을 앞두고 도내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추석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제수용품 구매비용은 23만7920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 비해 0.5% 하락한 비용이다.

10일 오후 제주서문공설시장은 더 한산했다. 명절 특수를 잊은 모습이다. 
10일 오후 제주서문공설시장은 더 한산했다. 명절 특수를 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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