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대 이사장 15일 기자회견 열어 공식 사과...“건강한 조직문화 위해 전사적 노력”

고경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15일 오전 11시 예술공간 이아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불거진 재단 직원의 성희롱 논란과 신규 채용 합격자 불합격 통보, 직장 내 갑질 간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경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15일 오전 11시 예술공간 이아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불거진 재단 직원의 성희롱 논란과 신규 채용 합격자 불합격 통보, 직장 내 갑질 간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의소리]가 연이어 보도한 제주문화예술재단의 기강해이 논란과 관련해 고경대 제주문화재예술재단 이사장이 공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고 이사장은 15일 오전 11시 예술공간 이아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불거진 재단 직원의 성희롱 논란과 신규 채용 합격자 불합격 통보, 직장 내 갑질 간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동료 여직원 성추행 가해자 감경 논란에 대해 고 이사장은 인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주 4차 인사위원회가 열려 징계 수위를 다시 논의하게 된다.

문제의 사건은 7월2일 재단 직원들이 참석한 회식 자리에서 발생했다. 이 곳에서 남성 직원 A씨가 여직원 B씨의 볼에 갑자기 입을 맞추면서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불거졌다.

인사위원회는 1,2차 회의를 열어 A씨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1개월의 처분을 재단측에 요구했다. A씨는 자신이 사과를 했다는 피해자의 확인서를 받아 인사위에 재심을 요구했다. 

결국 9월4일 열린 인사위원회 3차 회의에서 징계는 감봉 3개월로 낮아졌다. 징계 결의 후 가해자를 피해자와 같은 사업본부 내 다른 팀으로 발령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제주문화예술재단 징계절차 및 양정 등에 관한 내규 제17조(징계의 감경)에는 음주운전 사건 비위나 성폭력, 성매매 범죄를 저지른 경우 징계를 감경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고경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15일 오전 11시 예술공간 이아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불거진 재단 직원의 성희롱 논란과 신규 채용 합격자 불합격 통보, 직장 내 갑질 간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경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15일 오전 11시 예술공간 이아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불거진 재단 직원의 성희롱 논란과 신규 채용 합격자 불합격 통보, 직장 내 갑질 간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 이사장은 “인사위원회 개최 당시 감경 없이 중징계 의결 요구가 있었다”며 “이후 진행된 가해자의 재심 청구는 별건으로 생각해 인사위원회가 감경 요구를 받아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위원회에서도 감경 사유에 대한 부분은 논의됐다. 노무사들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인사위원회는 독립적 기구여서 재단측에서도 별도의 법리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희롱과 별개로 간부 직원의 갑질 논란도 있었다. 팀장급인 C씨는 올해 4월 팀원들에 대한 비하 발언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인사권자로부터 서면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후에도 부하 직원에 대한 폭언과 괴롭힘 등 갑질 논란이 재차 불거지자, 7월 고충처리위원회에 정식 안건이 접수됐다. 결국 재단은 8월12일 C씨를 보직해임하고 전보 조치했다.

고 이사장은 “지난 4월에도 당사자에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요구했다”며 “이후 다시 문제가 제기돼 고충처리 의견을 받아들여 서면경고와 부서이동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성희롱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교육 등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며 “연이어 재단에서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뼈아픈 반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채용 합격자에 대한 불합격 통보에 대해서도 유감의 뜻을 전했다. 

재단은 정부 방침에 따라 이름과 성별, 학력, 연령, 출신지 모두 노출하지 않은 채 블라인드 채용 방식으로 올해 7월16일 신규 직원 3명을 선발해 통보했다.

고경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15일 오전 11시 예술공간 이아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불거진 재단 직원의 성희롱 논란과 신규 채용 합격자 불합격 통보, 직장 내 갑질 간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경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15일 오전 11시 예술공간 이아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불거진 재단 직원의 성희롱 논란과 신규 채용 합격자 불합격 통보, 직장 내 갑질 간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문제는 이후 터졌다. 합격 통보 이후 면접위원 중 한명이 최종 합격자 D씨의 대학교 학사과정 담당교수인 사실이 밝혀졌다. 응시자의 신원이 비밀로 부쳐지면서 사전에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재단측 해명이다.

재단은 해당 면접위원의 평가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의 점수만을 반영해 새로운 점수표를 만들었다. 그 결과 D씨는 탈락하고 불합격 통보를 받은 1명이 합격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고 이사장은 “애초 면접위원 3명에게 채용의 공정성을 위해 심사 회피에 대한 고지를 했다”며 “정부 취지에 맞게 블라인드 채용 방식으로 진행해 사제지간을 알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권익위원회와 제주도 청렴혁신담당 부서에 유사사례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변호사 2명의 자문을 거쳐 최종 불합격 통보했다. 소송까지 갈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고 이사장은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와 당사자들이 인사조치,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조직 갈등에 대한 적절한 판단은 전적으로 이사장의 책임”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고 이사장은 “성희롱 사건의 경우 문제가 된 이후에 뒤늦게 재심의 요구에 나섰다는 비판도 인정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뒤늦게 고 이사장이 진화에 나섰지만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4차 징계 결과에 따라 조직 내 불협화음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합격자 취소 건에 대해서는 법적 다툼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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