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주대 버스회차지 시내버스 회사·기사, 행정까지도 '눈가리고 아웅'

17일 오전 찾아간 제주대학교 정문 인근 버스회차지. 한 켠에는 여전히 쓰레기더미가 쌓여 있다. ⓒ제주의소리
17일 오전 찾아간 제주대학교 정문 인근 버스회차지. 한 켠에는 여전히 쓰레기더미가 쌓여 있다. ⓒ제주의소리

시내버스 기사들의 각종 쓰레기 무단투기와 노상방뇨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제주대학교 정문 인근 버스 회차지가 행정은 물론 버스회사·기사들의 무책임한 태도가 이어지며 첫 보도 이후 열흘이 넘도록 '눈 가리고 아웅' 태도가 이어지고 있다. 관리 주체인 제주도는 "이미 조치했다"는 입장이지만, 회차지 한 켠에는 여전히 쓰레기가 쌓여 있고 기사들의 노상방뇨 행위도 여전했다.

[제주의소리]는 지난 5일 관련 보도 이후 지속적으로 제주대 버스회차지에 대한 후속 취재를 진행했다. 

독자 제보에 의해 최초 파악된 버스회차지 현장은 기사들이 버린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고, 여기저기서 악취도 풍겨 왔다. 실제 취재진은 해당 장소를 사용하고 있는 버스기사들이 쓰레기를 투척하거나 용변을 보는 모습을 쉽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해당 부지는 제주대학교 소유로, 버스 회차지로 사용되는 동안 제주도가 무상으로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즉, 사용자는 버스회사와 기사들이지만 관리 책임은 제주도에 있는 셈이다. 제주도 역시 첫 보도 직후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첫 보도 이후 수시로 해당 현장을 찾아 모니터링한 결과, 쓰레기 일부가 수거된 것은 추석명절 연휴 직전인 지난 11일이었다. 보도 이후 엿새만이다. 제주도 관계부서는 “행정이 나서서 하는 것 보다 쓰레기 투척과 오염 원인을 제공한 버스업체에 대해 쓰레기 처리를 요구하다보니 실제 조치까지 시간이 일부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정문 인근 버스회차지. 지난 5일 현장(사진 위)에 비해 17일 다시 찾은 현장(사진 아래)은 쓰레기 일부가 수거됐지만, 여전히 안쪽에는 많은 쓰레기더미가 쌓여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정문 인근 버스회차지. 지난 5일 현장(사진 위)에 비해 17일 다시 찾은 현장(사진 아래)은 쓰레기 일부가 수거됐지만, 여전히 안쪽에는 많은 쓰레기더미가 쌓여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아라동 버스회차지 인근서 용변을 보고 있는 버스 기사. ⓒ제주의소리
17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버스회차지 인근서 용변을 보고 있는 버스 기사. ⓒ제주의소리

하지만, 17일 오전에도 취재진이 찾아간 현장 상황은 제주도의 설명과는 거리가 멀었다. 회차지 바깥쪽에 쌓여있던 쓰레기더미는 치워진 모습이었지만, 보다 깊숙한 곳의 쓰레기는 남아있었다. 

패트병, 커피병, 빈 컵라면 용기, 과자봉지 등의 쓰레기들은 여전히 곳곳에 내버려져 있었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시늉만 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비판을 의식했는지 기사들은 첫 보도 이후 주변을 잔뜩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또 다른 기사가 용변을 보는 모습을 17일에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하루 앞선 16일 오후4시경에도 단 5분만에 2명의 버스기사가 버스 뒤편 노상에 번갈아 소변을 눕고 황급히 돌아서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업을 마치고 귀가 중인 남녀 대학생들이 수시로 인근을 지나는 상황이었다. 

버스 회차지에는 '기사식당'이 있고 당연히 내부에는 화장실이 있다. 도보로 1분 거리인 제주대 정문 인근에도 역시 화장실이 있다. 그럼에도 일부 기사들은 남녀 대학생들이 인근을 오가는 백주대낮에 용변을 보는 '낯 부끄러운 행태'를 반복하고 있었다.

쓰레기 무단투기와 노상방뇨 등 지극히 상식적인 기초질서 위반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은 물론, 행정당국의 관리감독도 허술한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원인을 제공한 버스 업체에 대해 현장방문을 통해 쓰레기 수거를 요구했고 이후 조치가 이뤄졌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이후에는 현장을 미처 확인해보지 못했다"며 "조속히 관련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시 아라동 버스회차지 인근서 용변을 보고 있는 버스 기사. ⓒ제주의소리
17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버스회차지 인근서 용변을 보고 있는 버스 기사. ⓒ제주의소리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정문 인근 버스회차지.ⓒ제주의소리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정문 인근 버스회차지. 버스들이 주차된 중앙에 기사식당도 보인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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