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시선] 언론4사 여론조사 결과는 ‘갈등 관리 갈구’ 시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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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이 제주 최대 갈등 현안임이 또 입증됐다. 여론조사 결과 찬·반이 팽팽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원희룡 지사가 직접 나서 이른바 맞장토론까지 벌였으나, 여론의 추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도민들은 누군가 나서주기를 갈구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추석 연휴 직전인 8~9일 실시했다. <제주의소리>를 비롯해 제주新보, 제주MBC, 제주CBS 4사가 참여했다. 

질문은 최대한 단순화했다.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서였다. 그저 ‘국토교통부가 제주지역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으로 추진중인 성산읍 지역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찬성이 47.9%, 반대는 45.4%로 각각 나타났다(제주 최대 현안 제2공항-제주신항 찬반 팽팽…갈등관리 ‘절실’). 불과 2.5%P의 차이였다. 표본오차(±4.3~4.4%P) 범위 내에 넉넉히 들었다. 

제주시 갑의 경우 반대(53%)가 찬성(42.4%) 보다 높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제2공항 예정지와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지역이다. 현 제주공항도 이 곳에 있다. 물론 성산읍을 품고 있는 서귀포시(찬성 52.2-반대 38.9%), 예정지와 비교적 가까운 제주시 을(찬성 50.4-반대 42.3%)은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2개월여 전 여론조사도 결과는 비슷했다. 당시 조사는 <제주의소리> 단독으로 실시했다. 그 때도 질문에 사족을 달지 않았다. 앞서 한 언론의 여론조사를 놓고 신뢰도 시비가 일었던 점을 감안했다. 원 지사도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의소리> 단독 조사는 ‘제주 제2공항을 성산읍 지역에 짓는 것에 대한 찬반 여부’를 질문으로 던졌다. 그랬더니 반대 의견이 약간 우세(찬성 42-반대 48.7%)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찬반 양상도 이번 언론4사 조사와 유사했다. 

제주도에 제2공항이 필요한가를 추가로 물어본 게 이번 조사와 다른 점이다.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찬반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제2공항, 찬성 48.6%-반대 47.1% ‘팽팽’ 도민공론조사, 찬 76.7%-반 17.2% ‘찬성 압도’). ‘성산읍 제2공항’을 넘어 제주도에 과연 추가로 공항을 짓는게 타당한가를 묻는 도민이 절반에 가깝다는 의미다.    

끊어지기 직전의 끈처럼 팽팽한 두 번의 여론조사 결과는 책임있는 기관의 갈등 관리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대로 놔둘 수 없다는 얘기다. “지금은 해결될 것은 어느정도 해결되고 걸러진 상태”(지난달 원 지사 <조선일보> 인터뷰)라며 한 눈을 팔 새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경우든 '반쪽 지지' 만으로는 후유증이 클 수 밖에 없다. 새로운 해법을 모색할 때가 됐다. 형식에 연연하거나 명분에 집착할 때는 지났다. 

건전한 토론과 사회적 합의에 의해 이견을 좁혀갈 수 있다면, 방식은 공론조사든 또다른 무엇이든 상관 없다고 본다. 이왕이면 그 주체는 제주도였으면 좋겠다. 제주도 혹은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을 말함이다. 국토부는 공항을 짓고나면 그만이다. 결국 이 땅에서 살아갈 이들은 우리들이지 않은가. 

원 지사가 맞장토론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비록 토론 내내 반대 쪽과 평행선을 달렸지만, 도백으로서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지금은 다음 단계 스텝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두 번의 토론으로 끝날 일이면 갈등이 이토록 깊어지지도 않았다. <논설주간/상임이사>

* 소리시선(視線) /  ‘소리시선’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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