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제주공항 관제탑 신축공사의 밑그림이 나왔다. 제주국제공항이 들어선 이후 벌써 세 번째 관제탑 신축 공사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9억원을 투입해 올해 말 제주국제공항 관제동(관제탑) 신축사업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하고 2021년부터 총사업비 326억6000만원을 투입해 2023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현 제주공항 관제탑은 국토부가 화물터미널 신축에 따른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150억원을 투입해 2004년 완공했다. 옛 관제탑 41m 보다 높은 68m 규모로 지어졌다.

이후 항공 교통량 증가에 맞춰 장비 확충이 필요하지만 공간이 비좁아 애를 먹고 있다. 관제실 북측 2개 기둥이 활주로 시야까지 가리면서 관제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시야차페지역은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임시 보완했지만 야간이나 저시정 경보시 실효성이 떨어져 실질적인 문제해결에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16년 기준 관제탑에서 처리한 관제량은 17만8143대로 2012년 12만5007대와 비교해 4년 사이 42%나 늘었다. 2017년에는 일평균 관제량이 475대로 김포공항 437대를 넘어섰다.
 
관제장비도 문제다. 최근 내구연한이 경과한 제주공항 관제장비에 대한 기술점검 결과 7개 항목에서 오류가 확인됐다.
 
2019년 6월 내구연한인 주파수 통신장비도 관제 중 혼선과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장비 중 일부는 이미 부품이 단종 돼 교체하거나 수리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실제 2013년 9월 항공기가 활주로 중간에서 이륙하던 중 관제사가 착륙 허가를 내리면서 두 비행기가 충돌 직전 상황에 처하는 일이 있었다.
 
2017년 9월에는 해군 대잠초계기가 점검을 위해 메인 활주로를 횡단하던 중 민간 항공기에 이륙 허가를 내려 충돌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국토부는 결국 관제탑 신축 15년 만에 새로운 관제탑을 짓기로 하고 올해 4월부터 ‘제주국제공항 관제동 신축사업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진행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관제탑 부지는 현 관제탑에서 서쪽으로 200m 떨어진 공항 서측 주차장 인근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터미널까지 육안 관제로 둘 경우 관제탑은 최소 109.37m 높이로 지어야 한다. 현재 화물터미널 관제는 CCTV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용역팀은 관제탑 단위공사비 증가와 관제 기능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관제 높이를 현재와 비슷한 65m로 제안했다. 이 경우 화물터미널은 기존대로 CCTV 관제를 해야 한다.  

현재 관제탑은 관제 장비를 유지하고 비상시설로 활용하게 된다. 2003년까지 사용했던 옛 관제탑은 공항시설 부지로 활용하기 위해 철거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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