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제17호 태풍 타파(TAPAH)가 만들어지면서 제주로 북상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경로라면 지난해 물 폭탄을 안긴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경로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470km 부근 해상에서 제35호 열대저압부가 제17호 태풍으로 바뀌었다.

현재 태풍 타파는 시간당 5km의 매우 느린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96hPa, 최대풍속은 초속 18m, 강풍반경 200km로 소형급이다.

태풍은 따뜻한 수증기를 품으며 계속 성장해 21일 일본 오키나와 서부 해역을 가로지른 뒤 21일 오후 3시 서귀포 남쪽 약 330km 해상까지 진출하겠다.

일요일인 22일 오후 1시에는 서귀포시 동쪽 약 110km 해상을 지나면서 제주와 가장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진로와 속도에 따라 접근 범위는 매우 유동적이다.

이번 태풍은 바람보다 폭우가 더 걱정이다. 거대한 수중기를 품고 있어 많은 비를 뿌릴 가능성이 크다. 예상 경로도 지난해 많은 비를 쏟아낸 가을 태풍 콩레이와 유사하다.

콩레이 역시 바람은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지만 많은 비를 뿌리면서 곳곳에 생채기를 남겼다. 태풍 반경이 크고 비구름이 넓게 퍼지면서 북서부에 강우가 집중됐다.

실제 제주시의 경우 2018년 10월5일 하루에만 310.0mm의 폭우가 쏟아지며 역대 2번째로 높은 일강수량을 보였다. 역대 1위는 2007년 9월16일 태풍 나리 당시 기록한 420.0mm다.

당시 폭우로 침수피해도 잇따랐다. 애조로와 공항로 등 도심지 주요 도로가 물바다로 변하고 주택과 사무실 등 60여 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제주는 주말인 모레(21일) 새벽부터 비가 시작되겠다. 비는 다음주 월요일인 23일 오전까지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2일~23일 사이에는 강한 비구름대가 유입되면서 시간당 30~50mm의 물폭탄이 쏟아지겠다. 예상강수량은 300~500mm다.

사흘에 걸쳐 비가 내릴 경우 폭우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시설물이나 농작물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바람도 점차 강해지겠다. 내일 북동부와 산지를 시작으로 오후부터는 전지역에서 9~14m/s의 강풍이 불겠다. 태풍이 접근하는 주말에는 순간최대풍속 40m/s의 강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기상청은 “태풍의 이동속도와 진로에 따라 강수 지역과 예상 강수량, 해상의 특보 등이 변동될 수 있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태풍정보를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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