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5년 만에 재개된 제주~인천 여객선 운항이 결국 무산됐다.

20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제주~인천 항로 여객선 신규 운송사업자로 선정된 (주)대저건설이 이날 오후 조건부 면허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2018년 4월 제주~인천 항로 해상여객운송사업 신규 사업자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제안서를 접수한 7개 업체 중 대저건설을 최종 사업자로 낙점했다.

대저건설은 포항-울릉(저동항) 간 항로의 여객선 운항 경험을 토대로 선박안전관리, 인력투입계획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 선정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었다.

2016년 7월 건조된 오리엔탈펄8호(2만4748t)까지 구매해 취항에 대비해 왔다. 해당 선박은 최대 1500명의 승객과 차량 120대를 실을 수 있다. 속력은 22.3노트(시속 41.3㎞)다.

오리엔탈펄8호는 기존 세월호(6825t) 보다 4배 가까이 커 선석 접안 문제가 선결 과제였다. 대저건설은 한중카페리가 정박하는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 부두 사용 계획을 세웠다.

애초 한중카페리가 새로 준공되는 신국제여객터미널로 옮겨 선석을 비워주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신규 터미널 개장이 2020년으로 늦춰지면서 비용 부담이 늘자,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선사가 조건부 면허를 포기하는 경우는 사실상 처음”이라며 “관련 행정절차가 명확하기 않아 내부적으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침이 정해지면 최대한 빨리 사업자 재공모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선박이 크지 않으면 제1국제여객터미널이 아닌 인천연안여객터미널 선석 이용이 바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주~인천 항로는 세월호(6825t)와 오하마나호(6322t)가 운행했지만 청해진해운이 세월호 사건 직후인 2014년 5월 사업 면허를 반납하면서 5년 넘게 뱃길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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