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누적강수량 최대 700mm 전망, 하천범람-침수피해 재현 우려
제17호 태풍 '타파(TAPAH)'가 제주 방면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타파와 꼭 닮은꼴인 2016년 태풍 '차바(CHABA)', 2018년 태풍 '콩레이(KONG-REY)'의 피해가 재현될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태풍 타파는 서귀포 남쪽 약 25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8km의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70hPa에 최대풍속 초속 35m인 태풍 타파는 강풍반경 350km, 강도 '강'의 중형 태풍이다. 오늘 오후 3시께는 서귀포 동남동쪽 약 9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초근접할 시기에 만조가 겹쳐 하천 범람이나 저지대 침수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태풍 '타파'는 강풍도 강풍이지만 많은 비구름을 동반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일부터 오늘 오전 11시까지 한라산 어리목 523.5mm, 관음사 520.5mm, 윗세오름 461.5mm, 진달래밭 380.5mm, 제주시 313mm, 조천읍 255.5mm, 구좌읍 170mm, 서귀포 123mm 등의 누적강수량을 기록했다.
타파의 예상 이동경로와 강도는 지난 2016년 10월 5일 제주를 강타한 태풍 '차바'를 연상케한다. 당시 태풍 차바는 제주를 관통하며 한라산 산간지역에 누적강수량 600mm가 넘는, 시간당 171.5mm의 기록적 폭우를 쏟아냈다.
이로 인해 한라산 정상에서부터 제주시 오등동-오라동-용담동 용연을 통해 흘러내려가는 '한천'이 범람돼 아스팔트 바닥이 뜯기고, 차량 30여대가 물길에 휩쓸려 내려가는 등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 밖에도 하천 등 공공시설, 비닐하우스, 농경지 양식시설 등의 피해가 속출해 피해액만 294억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지난해 10월 5일 기상관측 사상 역대 2번째로 많은 비를 뿌린 태풍 '콩레이' 역시 타파와 닮은꼴이다. 태풍 콩레이가 북상한 당시 제주시 1일 강수량은 310mm로 기록됐다. 이는 2007년 420mm의 비를 쏟아낸 태풍 '나리'에 이은 역대 2번째 기록이다.
제주는 콩레이로 인해 주택-상가 등이 침수되고 차량이 고립되거나 정전이 속출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타파와 차바, 콩레이 등은 늦여름부터 초가을에 집중됐고, 제주 동쪽을 지나 부산 앞바다를 지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또 강풍보다는 폭우에 의한 피해가 컸다는 점도 대비해야 할 대목이다.
한편, 태풍 타파는 오늘 저녁까지 100~250mm, 많게는 400mm의 비를 더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누적강수량이 700mm를 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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