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한 제주의 하천 수위가 점차 오르고 있다. 사진은 22일 오전 10시 5분 현재 오등동 한천의 모습. [사진제공-제주소방안전본부]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한 제주의 하천 수위가 점차 오르고 있다. 사진은 22일 오전 10시 5분 현재 오등동 한천의 모습. [사진제공-제주소방안전본부]

거대한 비구름을 품은 제17호 태풍 타파가 제주를 스쳐 지나갔지만 우려했던 하천 범람은 발생하지 않았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21일부터 오늘 오후 5시까지 한라산 어리목에는 717.0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제주도가 설치한 아라동 기상장비도 571.0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산지를 중심으로 이틀에 걸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평소 건천이던 제주시내 주요 하천은 하루 종일 거센 물줄기가 하류로 밀려들었다.

한천의 경우 한라산 탐라계곡을 시작으로 제주시 이도2동과 연동 사이를 가로질러 원도심을 거쳐 용연포구로 이어진다. 하류지역은 복개구간이 있어 범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 2007년 태풍 나리 내습 당시 하천이 범람하면서 4명이 숨지고 차량 200여대가 폭우에 떠밀리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주택 수십여 채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제주도는 도심지 하천에서 범람 피해가 발생하자, 942억원을 투입해 한천과 병문천, 산지천, 독사천, 화북천 등 5개 하천 상류에 저류지 13곳을 조성했다.

제주시는 2010년 72만9228t 규모의 물을 한꺼번에 가둘 수 있는 한천 제1, 2저류지를 건설하고 2018년 추가로 저류지의 용량을 17만t 더 늘렸다.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한 22일 오후 5시이후 제주시 한천과 병문천 모습. 제주시는 이날 오후 4시24분을 기해 저류지 수문을 개방해 하류로 흘러가는 빗물을 저류지로 유입시켰다. [사진제공-제주시재난안전본부]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한 22일 오후 5시이후 제주시 한천과 병문천 모습. 제주시는 이날 오후 4시24분을 기해 저류지 수문을 개방해 하류로 흘러가는 빗물을 저류지로 유입시켰다. [사진제공-제주시재난안전본부]

저류지 완공 5개월 만인 2016년 10월5일 태풍 차바가 내습했다. 당시 한라산에는 시간당 171.5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윗세오름에는 이틀사이 624.5mm의 비가 쏟아졌다.

제주시는 한천 저류지 수문을 개방해 물을 가뒀지만 범람을 막지는 못했다. 저류지를 가로지른 물은 1시간 만에 8km 떨어진 용담동 한천 하류를 덮쳐 차량 30여대를 쓸었다.

이번 태풍은 700mm 이상의 많은 비를 산간에 쏟아냈지만 집중호우 대신 긴 시간에 걸쳐 골고루 비를 뿌리면서 하천 수위가 급격히 오르지는 않았다.

제주시는 하천 범람 우려는 낮지만 제주시(17시18분) 만조와 지하수 함량을 고려해 오후 4시24분 한천과 산지천, 병문천 저류지 수문을 열어 하류로 흘러가는 물을 저류지로 가뒀다.

빗물이 하천에 모여 모두 하류로 이동할 경우 바다로 흘러가지만 저류지에 모아두면 하천 범람 예방과 함께 지하수를 함량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강수량에 비해 하천 범람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만조에 따른 범람 가능성도 높지 않지만 지하수 함량 등 여러 사안을 고려해 수문을 개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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