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마라톤 훈련 현장] (6) 지역사회와 함께 달리는 제주마라톤클럽

25일 저녁 제주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제주마라톤클럽 회원들. ⓒ제주의소리
25일 저녁 제주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제주마라톤클럽 회원들. ⓒ제주의소리

마흔 아홉 살 현역희씨는 8년 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우연히 마라톤 연습을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됐는데 순간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인 든 것.

특별히 운동과 인연은 없었던 그녀지만, 곧바로 클럽에 가입하고 꾸준하게 달리기로 시간을 보내면서 삶이 달라졌다. 1주일에 5일은 꼭 연습을 한다. 아침훈련을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건 이제 일상이 됐다.

현씨는 “건강검진을 하면 늘 좋은 결과가 나온다. 이렇게 마라톤으로 몸이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내가 스스로 부지런해지는 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현씨의 삶을 바꾼 곳은 제주마라톤클럽. 2001년 11월 15명으로 시작된 클럽은 이제 회원 수 150명이 넘는 도내 최대 규모, 명문 클럽으로 성장했다. 도내외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왔지만, 그만큼 중요한 성취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더 풍성하게 바꿔준 것.

25일 저녁 제주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제주마라톤클럽 회원들. ⓒ제주의소리
25일 저녁 제주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제주마라톤클럽 회원들. ⓒ제주의소리

20대에서 70대까지, 직업도 가지각색이지만 ‘달리기가 좋아’ 함께하게 된 이들은 삶의 변화를 공유하는 동료가 됐다. ‘존중과 배려’는 이 클럽에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이유다. 이 유대감은 더 큰 일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제주마라톤클럽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제주지역 마라톤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회원들이 훈련과 대회 출전 과정에서 ‘1m당 1원’ 마일리지 기부금을 꾸준히 모아왔고, 각종 성금과 바자회를 통해 모은 정성이다.

지금까지 45명의 도내 청소년 육상선수들에게 2000여만원이 전달됐다. 이 모든 것은 “달리기 말고 제주를 위해 더 좋은 일을 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제주마라톤클럽 소속 양전국·허정회 씨 부부. 매년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며 1년간 모은 저금통을 전달해온 단골 기부천사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마라톤클럽 소속 양전국·허정회 씨 부부. 매년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며 1년간 모은 저금통을 전달해온 단골 기부천사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오는 10월 20일 열릴 제12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를 준비 중인 이들은 ‘기부와 나눔’이 낯설지 않다.

이 클럽 소속 양전국, 허정회 씨는 매년 대회 때마다 1년 동안 모은 저금통을 기부하는 부부로 유명하다. 매년 당연하다는 듯 대회 운영본부를 찾아 저금통을 선물하고는 곧바로 출발 준비를 하러 달려가는 이들의 모습은 제주마라톤클럽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하다.

훈련부장을 맡고 있는 조승배(55)씨는 “매년 기부를 이어오는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을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있다. 우리도 다양한 방식으로 나눔에 동참하려 하고 있다”며 “마라톤을 통해 기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풀코스를 100회 이상 완주한 조씨는 “마라톤이 건강은 물론이고, 내 일상과 생활, 직업까지 활력을 주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죽는 날까지 마라톤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제12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 참가 신청 홈페이지 : http://marathon.jejuso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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