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30일 4차 공판서 모두진술 기회 부여...발언 수위 관심

전 남편에 이어 의붓아들 살인사건의 피고인으로 코너에 몰린 고유정이 범행 이후 처음으로 법정 모두 진술을 예고하면서 발언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2시 제201호 법정에서 살인과 사체 손괴 및 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을 상대로 4차 공판을 진행한다.

고유정은 이날 전 남편 살인사건과 관련해 교도소에서 직접 작성한 자신의 심경을 법정에서 모두 진술 형식으로 발언할 계획이다.

앞서 16일 열린 3차 공판에서 변호인은 검찰측 공소사실에 대한 고유정의 모두진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고유정은 1차 공판에서 재판부의 모두 진술 기회를 스스로 거부했었다.

당시 재판부는 “법률상 모두 진술에 대한 기회를 이미 줬다. 변호인이 작성하고 피고인이 사인(서명)만 한 내용을 진술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며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

고유정은 이에 “(교도소에)컴퓨터 없고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편지를 써서 알리는 것 뿐”이라며 울먹이자 재판부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수기로 작성해 오도록 하라”며 조건을 달았다.

고유정은 수사과정에서 기억이 파편화 돼 있다며 구체적 범행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해 왔다. 이후 사선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현장검증을 요구하는 등 재판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4차 공판에서 고유정은 전 남편의 성폭행에 대응한 우발적 범행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전 남편을 비정상적인 성욕자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

이 사건과 무관한 현 남편을 거론할 지도 관심사다. 고유정은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현 남편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경찰도 고유정을 의붓아들 사망사고의 가해자로 잠정 결론지었다.

재판부는 고유정의 모두 진술이 끝나면 증거물에서 혈흔과 졸피뎀을 검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화학분석과 소속 감정관 2명을 검찰측 증인으로 불러 심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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