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부지역 '국지성 우박' 피해신고 접수

 

지난달 30일 오후 9시를 전후로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 내린 500원짜리 동전만한 크기의 우박. 제보자=정의준씨
 지난달 30일 오후 9시를 전후로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 내린 500원짜리 동전만한 크기의 우박. / 사진 제공 = 독자 정의준 씨 ⓒ제주의소리  

연이은 태풍과 집중호우 피해가 채 가시지도 않은 제주 동부지역에 느닷없이 우박이 쏟아졌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에 육박하는 얼음덩어리가 떨어지며 피해신고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과 제보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9시를 전후로 제주시 구좌읍과 우도면 일부 지역에 10여분간 국지성 우박이 쏟아졌다.

우박이 내린 범위가 넓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얼음덩어리의 크기가 커 시설물을 비롯한 농작물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시 구좌읍의 경우 최슨 제주를 덮친 태풍과 집중호우의 피해가 아직 복구중인 상황이어서 피해가 더욱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시 구좌읍 주민 정의준씨는 "우박이 내리는 시간동안 통신과 전기까지 두절됐다가 다시 들어왔다. 우박 내리는 소리가 마치 총소리처럼 컸다"며 "잔디 마당에 물이 들어찼는데 얼음물처럼 차가웠다. 생전 처음 겪는 이상기후에 무척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9시를 전후로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 내린 500원짜리 동전만한 크기의 우박. 제보자=정의준씨
지난달 30일 오후 9시를 전후로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 내린 500원짜리 동전만한 크기의 우박. / 사진제공= 독자 정의준 씨 ©제주의소리

이와 관련 기상청 관계자는 "이상 기상은 아니지만 대기가 불안정해 발생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따뜻한 공기 위로 찬공기가 오르면서 상하로 운동이 발생하면 지상 가까이있던 수증기가 올라가 얼음이 돼 떨어진다"며 "얼음이 녹을 시간 없이 상승기류가 약해지거나 하면 얼음이 땅에 떨어져 우박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륙지방에선 가을철에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제주에서는 흔하게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제주보다는 내륙의 발생 가능성이 높지만, 우박은 기온이나 기상조건이 맞다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주간기획회의를 주재한 직후 구좌읍 우박 피해예상지역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9시쯤 우도에 내린 우박. 이날 우박은 제주시 구좌읍 일부 지역과 우도면 일대에 쏟아졌다. /사진제공=우도 거주 독자 ⓒ제주의소리
지난 30일 오후 9시쯤 우도에 내린 우박. 이날 우박은 제주시 구좌읍 일부 지역과 우도면 일대에 쏟아졌다. /사진제공=우도 거주 독자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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