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태풍 영향권 점차 벗어나...강풍-폭우 등 시설물 파손 피해 잇따라

제주 곳곳에 생채기를 남긴 제18호 태풍 '미탁(MITAG)'이 한반도 내륙으로 진입했다. 제주 전역에는 아직 태풍경보가 발효중이지만, 사실상 제주는 태풍의 최근접 지점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목포 남쪽 약 5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해 오후 10시 현재 전남 해남으로 상륙했다. 미탁은 강풍 반경은 230km의 소형 태풍으로 세력은 다소 약화됐지만, 태풍이 정면으로 관통하는 내륙에는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날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한 제주는 현재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등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고, 바람의 기세도 한풀 꺾였다. 그러나, 내일(3일) 오전까지 비구름대가 머물면서 비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일 오후 10시 기준 제18호 태풍 '미탁' 위성사진. 제주는 사실상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2일 오후 10시 기준 제18호 태풍 '미탁' 위성사진. 제주는 사실상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오후 10시 기준 누적강우량은 제주시 134.9mm, 서귀포 102.2mm, 애월읍 126mm, 선흘 220.5mm, 남원 125.5mm, 성산 142.9mm, 월정 241.5mm, 표선 213.5mm, 고산 88.4mm, 금악 118mm 등을 기록했다.

특히 한라산에는 윗세오름 370mm, 어리목 315mm, 진달래밭 272mm, 성판악 246mm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번 태풍은 강한 돌풍과 폭우를 동반하면서 제주지역 주택과 학교 등의 시설물이 파손되고, 단수와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도 재난안전본부에 접수된 피해만 오후 10시 기준 사유시설 93건, 공공시설 41건 등 134건에 달했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북상한 가운데,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주택이 돌풍에 파손됐다. ⓒ제주의소리 박성우 기자 
제18호 태풍 '미탁'이 북상한 가운데, 제주시 구좌읍 구좌중앙초등학교 지붕이 뜯겨나가 안전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에는 갑작스런 돌풍이 발생해 주택 4동과 창고 2동 등이 파손됐다. 3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고, 9가구 27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임시 거처로 옮겨졌다.

제주시 구좌읍 구좌중앙초등학교는 본관 지붕이 바람에 뜯겨나가면서 교실과 강당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만장굴의 침수 피해, 한라산국립공원 어리목 탐방안내소 지하실의 침수 피해도 발생했다. 묘산봉 절개지는 사면이 일부 붕괴되면서 벚나무가 전도됐고. 어시천은 60m 길이의 호안이 유실됐다.

8개 농가에서 4만1913㎡ 규모의 하우스 등 농업시설물이 파손된 것으로 신고됐다. 성산읍 소재 양식시설물 4곳도 파손 피해를 입었고, 구좌읍 세화리의 저온저장고 4동도 전파됐다. 

폭우로 인해 제주 곳곳의 주택, 상가, 공공시설, 도로 등의 침수 피해가 속출해 82건의 배수지원이 이뤄졌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북상한 가운데,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소재 주택이 파손됐다.. ⓒ제주의소리 박성우 기자 
2일 아침 구좌읍 덕천리에서 길가에 박힌 차량을 소방당국이 구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18호 태풍 '미탁'이 북상하면서 발생한 돌풍으로 인해 파손된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저온저장고. ⓒ제주의소리

상수도관이 파손되면서 수도 공급에 차질을 빚는 사고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10시께 제주시 월산·애월정수장 계통 무수천 다리 아래 송수관이 파손되면서 제주시 연동, 노형동, 이호동, 외도동 일대 지역 2만여 가구의 수압이 떨어지거나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시 구좌읍에서는 날아든 패널이 전신주를 덮치며 오후 한때 949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꽁꽁 틀어막혔던 하늘길은 점차 정상화 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이날 제주공항을 기점으로 하는 국내·국제선 512편 중 총 329편이 무더기로 결항됐다.

하지만, 제주가 태풍의 영향권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일부 항공편의 운항이 재개됐다. 대한항공은 오후 7시 이후 이륙하는 제주행 여객기 3편을 운항했다. 태풍 특보가 점차 해제되면 제주공항 역시 정상운항될 전망이다.

제주도 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아직 태풍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만큼 저류지 등 방재시설물 활용해 태풍 대응을 철저히 하고, 유관기관과의 협업체계를 강화해 신속한 피해상황 집계와 복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북상한 가운데,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비닐하우스가 돌풍으로 무너져내렸다. ⓒ제주의소리 박성우 기자 
무수천 다리 아래를 지나는 애월~월산정수장 송수관 계통이 불어난 냇물에 파손돼 현재 계통 변경 긴급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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