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불청객 태풍‧폭우‧우박…제주경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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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제, 농업 등 1차산업 “망했다” 한탄…관광업계 “매출 반토막” 토로

 

제주경제가 올 가을 유례없는 가을장마와 태풍 등 기상악화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경제가 올 가을 유례없는 가을장마와 태풍 등 기상악화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1차산업과 관광산업에 영향이 크지만 연쇄적으로 제주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풍성해야 할 제주 가을이 최악의 가을장마와 태풍으로 흔들리고 있다. 

입추(立秋)인 지난 8월8일 이후 두 달간 유난한 가을장마와 세 차례의 태풍이 제주의 가을을 휩쓸고 지나면서 제주경제의 중심축인 1차산업과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례없는 기상악화는 침수‧강풍피해를 입은 농경지는 물론, 감귤원 피해, 어민 조업 차질, 어류양식시설 파손과 양식어류 집단폐사 등 1차산업 전반에 큰 생채기를 남켰고, 주말과 휴일에 어김없이 찾아온 폭우와 강풍 등은 가을성수기를 맞아야 할 관광시설‧호텔‧골프장 등 관광업계를 초토화 시켰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9월 이후 태풍 링링과 타파, 미탁까지 세 번의 태풍이 제주를 쓸고 지나갔고, 8월 입추 이후 지겹도록 찾아온 가을장마, 국지성 호우와 돌풍, 우박까지 제주경제에 직격탄을 안겼다.  

9월 평년 발생 태풍은 4.9개로, 이중 0.6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올해는 6개에 태풍이 발생해 3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9월 1일부터 30일까지 제주시의 경우 단 열흘을 제외하고 내내 비가 내렸다. 또 이틀은 박무가 끼는 등 궂은 날씨를 보였다. 9월 한 달 동안 딱 8일만 맑았다는 얘기다.

서귀포시도 9월 한 달간 18일 비가 내렸고, 이틀은 박무가 꼈다. 맑은 날이 10일에 불과했다. 

강수량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올해 9월 1~10일(상순)까지 제주시에 무려 262.5mm의 비가 내렸다. 이는 평년(77.5mm)보다 3배 이상 많다. 21일~30일(하순)도 제주시에 342.5mm의 비가 내렸다. 평년 54.2mm보다 6배 이상 많은 수치다.

계속된 궂은 날씨는 제주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특히 날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주 1차산업과 관광 산업 현장에선 “망친게 아니라, 망했다”는 자조섞인 한탄이 쏟아진다. 

구좌읍 농민 부 모씨는 “올해 농사는 완전히 망했다. 파종한 씨가 지긋지긋한 비날씨에 제대로 발아하지도 못했는데 태풍이 쓸고 가고 또 폭우가 내리고 또 태풍이 오고 다시 폭우와 우박이 내리고... 이젠 수습할 시간도 다 지났다. 정말 올해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한탄했다. 

제주경제가 올 가을 유례없는 가을장마와 태풍 등 기상악화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경제가 올 가을 유례없는 가을장마와 태풍 등 기상악화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제주의소리

실제로 침수와 유실 등 피해를 입은 작물이 걱정이다. 계속된 폭우와 태풍, 우박 등으로 인해 제주시 구좌읍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의 당근‧감자‧월동무 등이 상당수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피해를 입은 상당수 농가가 폐작 했지만, 대체할 작물도 거의 없다. 10월 첫째주까지 월동무 파종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두달 내내 이어진 빗물이 잘 빠지지도 않아 재파종이 어려운 곳도 많다. 

대체 작물로 만생양파가 거론되지만, 양파의 경우 45일 정도 싹을 키워 밭에 심어야 한다. 지금 준비하더라도 11월 말쯤 파종할 수 있는데, 대부분 만생 양파는 10월말 파종한다. 늦게 파종할수록 생육이 더뎌 상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태풍과 가을장마, 우박 등 기상악화 속에서 살아남은 감자와 월동채소 등 작물의 경우 잦은 비 날씨로 인한 무름병 등 병해충 우려도 깊다. 보리나 나물용 유채가 그나마 대체작물로 꼽히지만, 워낙 수익성이 낮아 농민들 입장에서는 한숨만 나온다.

제주 노지감귤은 저당도가 우려된다. 꾸준히 비가 내리면서 감귤나무에 너무 많은 수분이 공급됐다. 또 햇빛을 제대로 보지 못해 정상적으로 광합성을 하지 못했다. 이는 과실의 당도를 떨어트려 상품성에 결정적 장애 요인이 된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비날씨가 계속되면서 침수와 작물 유실과 같은 직접 피해가 아니더라도 무름병 등 병해충 발생이 우려된다. 또 침수됐던 작물의 경우 당연히 상품성이 떨어진다. 노지감귤 등 과실의 경우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날이 줄어 저당도 상품 생산이 우려되는 등 올해 제주농업에 경고음이 울렸다"고 말했다.

제주 관광 산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 툭하면 궂은 날씨로 잦은 항공기·여객선 결항 사태가 빚어졌고, 많은 관광객들이 예약을 취소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내국인 관광객 102만869명과 외국인 관광객 15만2744명 등 총 117만3613명이 입도했다.
이는 ▲지난해 122만1589명 ▲2017년 125만1605명 ▲2016년 135만987명 ▲2015년 122만4625명보다 5~18만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궂은 날씨와 줄어든 입도객으로 관광업체들이 줄줄이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제주 해양레저 관광업체의 경우 궂은 날씨로 인해 사실상의 개점휴업으로 평년보다 매출이 반토막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 과잉 공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 숙박업계도 입도객이 줄어들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사업체마다 자세한 매출은 공개하진 않지만, 궂은 날씨로 너나없이 피해가 크다. 제주는 9월까지도 관광성수기로 분류되지만 올해 9월은 잦은 기상악화로 인해 현장 분위기는 최악”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지난 2012년에도 볼라벤(8월28일), 덴빈(8월30일), 산바(9월17일) 등 이른바 ‘가을태풍’ 3개가 연거푸 제주를 거쳤지만 이들 모두 9월 중순을 넘지 않아 월동채소류 재파종 시기나 감귤 일조량에 미친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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