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 위탁운영 타당성 용역 결과…“응급․중증질환 치료 인프라 확충이 우선”

서귀포의료원 전경.ⓒ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서귀포의료원 전경.ⓒ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 지방의료원인 서귀포의료원을 제주대학교병원에 위탁운영하는 방안은 당장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우선은 중증․응급환자 진료협력체제 구축에 힘을 쏟고, 위탁운영의 대안으로 제주대학교병원 소속 진료교수 10명 정도를 교육부로부터 확보해 파견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제주도는 7일 서귀포시 지역주민이 요구하는 서귀포의료원 개선과제 실행방안 마련을 위한 ‘제주대학교병원 위탁운영 타당성 평가 연구’ 실시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서귀포의료원의 부족한 의료인력으로 의료서비스 질 문제가 발생하고 서귀포시민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서귀포의료원을 제주대병원에 위탁.운영하는 방안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이뤄졌다.

제주도는 용역을 통해 제주대학교병원 의사인력 분석 및 역량진단을 실시한 결과, 당장의 위탁운영은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밝혔듯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현재로서는 제주대병원 위탁운영에 대해 ‘타당성 없음’ 결론을 내린 것이다.

다만, 제주대병원 위탁운영 문제에 앞서 시급한 사항은 서귀포의료원과 대학병원 간 서귀포지역에서 발생되는 중증․응급환자 진료 협력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제주대병원과 서귀포의료원 간의 중증․응급환자 진료협력체계를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하고 제주도, 제주도의회, 서귀포시, 제주대병원, 서귀포의료원이 참여하는 ‘위탁운영 5자협의체’를 구성해 위탁운영과 관련한 모든 사항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임태봉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원희룡 지사도 지난 9월 간담회를 통해 제주도와 제주대병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팀의 구성과 이를 통한 실질적이고 본격적인 연구와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면서 “제주도는 향후 협의체 운영 및 진행계획, 구성 시기와 내용 등은 협의체에 참여할 주체 간 협의를 통해 조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용역을 담당한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박형근 교수는 ‘제주대병원 위탁운영이 타당성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면서 “다만 제주대병원이 서귀포의료원을 위탁운영할 명분과 실리 측면에서 볼 때 서귀포시와 제주도가 서귀포의료원에 전담 근무할 수 있는 제주대 의과대학 교수 정원 10명 이상을 교육부로부터 확보해 제주대학교에 제공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의료원의 제주대병원 위탁운영 문제는 현재 서귀포의료원이 280병상 규모의 중소종합병원으로 전문의 고용과 장기근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결과적으로 진료과별 1~2인의 전문의만 근무하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 온데 따라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번 연구 용역에서는 △서귀포의료원 현황 및 문제점 파악 △서귀포 시민이 요구하는 의료원 개선과제 도출 △타 지방의료원 위탁운영 사례 분석 △제주대학교병원 위탁운영 필요요건을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향후 위탁운영 관련 추진방안 등이 제시됐다.

용역 결과, 서귀포시민이 요구하는 서귀포의료원의 변화방향은 △중증․응급질환을 적기에 치료하는 병원 △진료 공백(전문의가 없어 진료를 받지 못하는)이 없는 병원 △우수한 의사가 많은 병원 △간호사와 직원 역량이 높은 병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주대병원과 제주도가 추진해야 할 서귀포의료원 의뢰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협력체계 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서귀포의료원과 제주대학교병원간 중증․응급환자 대상 클라우드 기반 진료정보 공유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서귀포의료원에서 제주대병원에 의뢰하는 급성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골든타임이 존재하는 질환의 주진료경로(Critical Pathway)를 개발하여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귀포의료원에서 의뢰하는 중증․응급환자 진료가 이뤄지기 위한 중환자 병상 확보 및 가동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제주치도의 제주대병원 하드웨어 증축 및 소요운영비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용역에서는 또 중장기적으로 제주대병원 소속 진료교수 및 전문의가 서귀포의료원에 장기 파견돼 서귀포의료원 봉직의로 근무하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며, 의료원장 이외에 질적 수준 향상을 이끌 수 있는 진료체계 개편을 위해 다수 진료교수와 전문의를 파견 또는 채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제주대병원 간호․행정 등 전문인력 장기파견으로 서귀포의료원의 조직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