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반대단체 격한 시위...김경배씨 부상 119후송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2공항 폐기 촉구 시위 중 부상을 입은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가 119로 후송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2공항 폐기 촉구 시위 중 부상을 입은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가 119로 후송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위해 제주를 찾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회의원들이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의 격한 항의에 밀려 진땀을 뺐다. 이 과정에서 국감위원들이 탄 버스에 제2공항 예정 부지의 주민이 깔리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국회 국토위가 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제주도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를 벌인 가운데, 제주도청 앞에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와 성산읍제2공항반대대책위원회 등이 일찌감치 모여 반대 시위를 가졌다.

오전 9시40분께 국회의원들이 탑승한 버스가 제주도청으로 진입하려하자 반대 주민들이 이를 막아서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버스 진입로를 확보하려는 경찰-청경들과 이를 저지하는 반대 주민들이 순식간에 얽혔고,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벌어졌다.

버스는 거북이걸음으로 천천히 움직였지만, 양 옆을 에워싼 주민들의 저항이 거세 순간순간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제2공항 반대 단식투쟁을 벌였던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는 한동안 버스 바퀴에 깔려 부상을 입고 119로 긴급 후송되기까지 했다.

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치고 제주도청을 빠져나가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 ⓒ제주의소리
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치고 제주도청을 빠져나가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박순자 위원장. ⓒ제주의소리
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치고 제주도청을 빠져나가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 ⓒ제주의소리
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치고 제주도청을 빠져나가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 ⓒ제주의소리

10여분간의 충돌을 거쳐 강원보 제2공항비상도민회의 상임대표가 국회 버스에 올라서 주민들의 요구서를 전달한 끝에야 상황이 일단락 됐고, 버스는 간신히 도청 정문 안으로 진입했다.

이 상황을 지켜본 야당 일부 의원들은 국감장에 들어서자마자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민경욱 의원(자유한국당)은 "국감위원들을 태운 차량이 데모대에 막혀 도청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대단히 유감"이라며 위원장으로 하여금 원희룡 지사에게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제2공항은 문재인 대통령도 공약했다. 진작에 추진돼야 하는 사업인데, 진행이 더디다"면서 "국토부의 기본계획 고시만 앞둔 상황인데, 갈등이 절정이다. 오늘도 이런 갈등상황을 똑똑히 목격했다"고 말했다.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자유한국당) 역시 "국정감사는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실시하는 엄중한 자리다. 국감위원들을 막아서는 행위는 취지의 정당성을 떠나 공무집행 방해"라고 지적했다.

돌아가는 길도 순탄치 못했다. 도청앞천막촌사람들 등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은 국회의원들이 지나가는 길목을 막아섰고, 경찰 병력이 출동해 진로를 확보한 후에야 제주도청을 빠져나갔다.

현장을 지킨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존재하는 국회의원들이 제주까지 찾아와놓고 정작 주민들의 목소리는 무시한 채 도망치듯 빠져나갔다"며 "문제투성이인 제2공항 논란을 끝까지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2공항 폐기 촉구 시위 중 부상을 입은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 ⓒ제주의소리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2공항 폐기 촉구 시위 중 부상을 입은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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