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여 입주기업 타지역 잦은 출장 특성 불구 제주공항 버스노선 전무...연장노선 3회가 전부

 

대한민국의 실리콘 밸리를 모토로 제주시 영평동에 조성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첨단단지)’와 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을 잇는 대중교통 버스노선이 전무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심에서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고, 대중교통 시스템까지 불편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첨단단지의 고질적 불법 주·정차 문제까지 악순환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첨단과기단지 입주 기업의 독자 K모씨는 최근 [제주의소리]에 "업무상 다른 지역으로의 출장이 잦아 첨단과학기술단지에서 공항을 오가는 일이 잦은 편"이라며 "그러나 공항과 첨단과기단지를 잇는 노선버스가 없다보니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꼭 승용차를 가지고 다녀야만 해서 가뜩이나 몸살을 앓는 첨단과기단지의 불법주차 문제까지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5800억원을 들여 영평동 109만8878㎡에 조성한 첨단단지에는 우리나라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를 비롯한 IT, BT, 공공·민간연구소가 자리했다.
 
2005년 6월 착공돼 2010년 준공됐으며, 150개가 넘는 기업이 입주해 대한민국의 실리콘 밸리를 꿈꾸고 있다.
 
첨단단지 입주 기업이 늘어나면서 첨단단지 부지에 한화꿈에그린 아파트 759세대가 들어섰으며, 오는 2020년에는 JDC가 건설중인 공공임대아파트와 행복주택 793세대의 입주도 예정돼 있다.
 
하지만, 첨단단지를 오갈 수 있는 대중교통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특히  입주기업들 입장에선 제주국제공항과 첨단단지를 잇는 버스 노선이 없어 불편이 큰 것이 사실이다. 
 
첨단단지를 오가는 버스는 간선 360번과 365번, 지선 425번, 426번, 471번, 473번, 475번 등이다. 또 순환버스 490번이 15분 단위로 제주대학교와 첨단단지를 순환한다.
 
제주대학교를 중심으로 15분 단위로 첨단단지를 순환하는 버스 490번.
제주대학교를 중심으로 15분 단위로 첨단단지를 순환하는 버스 490번.

제주시내에서 첨단과기단지까지 오가는 버스 노선은 차치하더라도 제주의 관문인 제주공항과 첨단과기단지를 오가는 노선이 절대 부족하다는 지적은 개선이 시급해보인다. 

또다른 입주기업 대표 L씨는 "대한민국의 실리콘 밸리를 꿈꾸며 첨단과기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의 특성상 잦은 도외 출장이 필수"라며 "또 입주기업을 방문하는 다른 지역 손님들도 상당수이지만 이들이 공항에서 첨단과기단지로 오는 대중교통이 마땅치 않다 보니 불편을 호소하는 일이 빈번하다.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대중교통 정책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현재 첨단과기단지와 제주공항을 오가는 버스는 없다. 한라대에서 출발한 간선버스 365번은 제주대가 종점이지만 평일 기준 오전 9시께 2차례, 오후 2시50분께 1차례 등 하루 총 3차례 첨단단지까지 운행구간을 연장해 거쳐갈 뿐이다.
 
하루에 단 3번뿐인 제주국제공항~첨단단지 버스를 놓치면 제주대에서 첨단단지를 오가는 순환버스를 타야 하는데, 제주 대중교통 시스템이나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도외 사람들에게 버스 환승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입주기업 직원 A씨는 “다른 지역 손님들이 제주공항에서 첨단단지로 오려고 하는데, 공항과 첨단과기단지를 직접 잇는 버스노선이 없다보니 첨단과기단지로 오는 방법을 설명할 때가 제일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A씨는 “일부 사람들은 택시를 이용하는데 택시비가 만만치 않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경험이 있는 방문자들은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렌터카를 단시간 빌려서 첨단단지를 방문한다. 이런 상황이 주차공간 부족으로 단지내 불법 주·정차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주의소리]는 지난달 27일 첨단과기단지가 불법 주·정차 단지로 둔갑해 몸살을 앓고 있다는 독자제보를 비중있게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은 ‘환승’ 시스템이다. 첨단단지의 경우 제주대에서 15분마다 순환버스가 오간다. 제주대는 제주 전역을 다니는 버스가 오가는 곳이라서 제주대에서 첨단과기단지까지 무리없이 환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첨단과기단지와 제주공항을 잇는 대중교통 수요가 많다면 내부적으로 노선 확충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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