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밍플러스 제주페어] '이탈리아 지역 공동체의 철학'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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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파밍플러스 제주페어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이탈리아 마을농업 생산 관계자들. 왼쪽부터 마르코 델 피스토이아, 루이사 페리스, 키아라 필리피, 루시아 세카렐리, 니콜라 세카렐리 씨. ⓒ제주의소리

유럽의 작은 농촌마을의 6차산업 성공사례가 소개됐다. “소외되고 등한시됐던 재료라도 관심을 가지면 그 지역의 특수성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지역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조언을 건넸다.

1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파밍플러스 제주페어에서 '이탈리아 지역 공동체의 철학'이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시애나대학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정상신 씨가 진행과 통역을 맡고, 이탈리아에서 훈제 빈산토 와인을 생산하는 키아라 필리피 씨와 그의 아들 루시아 세카렐리와 딸 니콜라 세카렐리, 말린 무화과를 생산하는 루이사 페리스, 루카 붉은 콩을 생산하는 마르코 델 피스토이아 씨가 참여해 지역공동체와 프레시디아에 선정된 특산물 이야기를 전했다.

프레시디아(Presidia)는 슬로푸드 국가위원회에서 먹을거리 생산 명인들을 직접 도울 목적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전통 품목을 프레시디아로 선정해 수호하고, 소규모 생산자들을 지원하며 새로운 국내 및 국제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르코 씨는 "슬로푸드를 통해 먼 나라의 여러분과도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이탈리아에서 도태되고 있던 콩이라는 재료 중 향이 특별한 적색 콩을 다시 발견해 가치를 부여하고, 생산자ㆍ소비자가 함께 그 의미를 지키는 프레시디아 농가의 공동체성을 설명하려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값어치가 될 만하다는 이유만으로 특산물을 개발하는 게 아니다. 소외되고 등한시됐던 재료라도 관심을 가지면 그 지역의 특수성을 돋보이게 하며 지역공동체에 활기를 주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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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파밍플러스 제주페어에서 ‘이탈리아 지역 공동체의 철학’이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루이사 씨는 "슬로푸드가 프레시디아로 말린 무화과를 선정하며 지역에 농협이 만들어졌다. 이로써 생산자들이 그 가치를 알고 계속 전통을 이어갔기에 말린 무화과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단순히 무화과의 생산성과 제품의 존재가 의미 있는 게 아니다. 이 지역 생산자가 함께 품종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가운데, 지역의 문화성과 역사성을 함께 끌어내 이 무화과 말린 것 속에 담는다. 행정 담당자는 이 생산품과 생산자들에게 반드시 존귀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신 씨는 "모든 농민이 자긍심을 느끼고, 이런 가치를 이해해주는 시선 속에 이탈리아 농가가 있다. 사회가 다양한 노동에 적합한 가치 판단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화에 있어 이런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한국의 6차 산업 발전에 있어서도 좋은 시사점이 될 것"이라고 정리했다.

토크콘서트 직후 관람객들에게는 빈산토 와인과 말린 무화과를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관람객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식과 함께 패널들과 질문과 답을 주고 받기도 했다.

한편 파밍플러스 제주페어는 '6차산업, 가치와 미래를 더하다'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국제박람회다. 전세계 10개국 90여개 기업 기관 업체 106곳이 참여하며, 13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전시, 체험, 박람회를 운영한다. 6차산업 경영체와 농가들의 특색있는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호주 전역에서 아시아 식품유통 업체 중 최고 규모인 오리엔탈 머천트 등 해외 빅바이어 16곳이 참여한 가운데 바이어 상담회도 진행된다. 14일에는 국내외 바이어와 컨퍼런스 참여자를 대상으로 팸투어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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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파밍플러스 제주페어에서 ‘이탈리아 지역 공동체의 철학’ 토크콘서트 직후 관람객이 직접 와인과 무화과를 맛보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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