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밍플러스 제주페어] 정상신 "모든 노동에 가치 부여...지역만의 정체성 기반"

가내수공업부터 와인, 농업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 사회를 관통하는 '장인정신'의 원천은 무엇일까? 이탈리아 문화예술연구가인 정성신 씨는 '모든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 풍토와 강한 지역 공동체를 주목했다.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 '파밍플러스 제주페어' 둘째날인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는 '6차산업 사업화와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세션이 진행됐다.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정상신 씨는 '이탈리아 6차산업화의 근간'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13일 파밍플러스 제주페어 일환으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발표 중인 이탈리아 문화예술연구가 정상신 씨. ⓒ제주의소리
13일 파밍플러스 제주페어 일환으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발표 중인 이탈리아 문화예술연구가 정상신 씨. ⓒ제주의소리

그는 젊은이들이 대를 이어서 농촌을 지킬 수 있는 환경에 주목했다. 그는 "특산품이 많다는 현상만 볼 게 아니라, 이를 가능하게한 토양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모든 노동에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고 부여하는 사회적 특성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성, 경제성을 넘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지역성과 가문의 맥'을 후손들이 이어가야겠다는 의지가 크다"며 "가족문화가 무너져가는 21세기에도 이탈리아는 수많은 중소도시가 강한 공동체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공동체성은 사람들이 소중하고 사랑하는 그 지역의 정체성이 됐다"며 "이 공동체성은 지역 문화예술과 특산물과도 굉장히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 공동체 문화 위에서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지역의 '진정성'이 나왔다는 얘기다. 지역을 지킨 그들의 모든 활동과 노동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장인정신을 탄생시킨 배경이 됐다.

13일 파밍플러스 제주페어 일환으로 열린 컨퍼런스. '6차산업 사업화와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발표가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13일 파밍플러스 제주페어 일환으로 열린 컨퍼런스. '6차산업 사업화와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발표가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대도시 밀라노 도심지 주변을 거대한 농지가 감싸고 있는데 여기에는 "수백년 전 농업이 오늘날 밀라노의 기원이 됐다는 역사를 잊으면 안된다"는 고집이 담겨있다. 초등 공교육 기관들부터 각 농가들과 밀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있고, 농업이 이 도시를 지탱하게 해줬다는 철학이 보편화된 것이다.

그는 최근 황금기를 맞은 '아그리투리스모'(농업관광)도 언급했다. 이탈리아는 토스카나 지방을 비롯해 조그만 농촌 마을이 지닌 역사적, 예술적 이야기와 싱싱한 농산물, 지역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숙박을 연계한 관광형태로 성공적인 6차산업 사례로 꼽힌다.

그는 "이 안에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그들의 문화가 있고, 그 안에 있는 다양한 경험들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가들에게)사회적으로 가치를 부여하고, 대를 이어서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으니 당연히 대를 잇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를 향한 조언을 묻자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함께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지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며 "지방정부와 마을, 학교가 함께 움직이면 좋은 변화가 가능하다"는 말을 건넸다.

13일 파밍플러스 제주페어 일환으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발표 중인 이탈리아 문화예술연구가 정상신 씨. ⓒ제주의소리
13일 파밍플러스 제주페어 일환으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발표 중인 이탈리아 문화예술연구가 정상신 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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