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세계 작은마을 살린 6차산업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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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밍플러스 제주페어] 컨퍼런스 3차 세션, 국내외 6차산업 선진사례 소개

 지역 특산품과 가공·관광상품의 연계로 위기를 극복한 일본 나가사키현의 슈슈팜, 소멸 위기에 처했던 붉은콩을 되살린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도시 루카, 고급 치즈의 브랜드로서 더 유명해진 전북의 임실군 등 국내외 6차산업의 선구자들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제주 6차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언을 건넸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의소리, 제주CBS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 -파밍플러스 제주페어' 둘째날인 13일에는 '6차산업 국내외 선진사례'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 세션이 진행됐다.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파밍플러스 제주페어'에서 세션3 '6차산업 국내외 선진사례'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제주의소리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파밍플러스 제주페어'에서 세션3 '6차산업 국내외 선진사례'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제주의소리

김종덕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회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야마구치 나루미 일본 슈슈팜 대표, 마르코 델 피스토이아 이탈리아 루카 붉은콩 프레시디엄 코디네이터, 오화자 귤향영농조합법인 대표, 심장섭 임실치즈마을 사무국장, 김원일 슬로푸드문화원 원장 등이 발표에 나섰다.

◇보고, 먹고, 즐기는 일본 대표 6차산업 모델 '슈슈팜' 

야마구치 나루미 대표는 '농업과 관광의 교류시설, 슈슈팜'이라는 주제로 일본 6차산업의 선진모델을 제시한 슈슈팜의 사례를 소개했다.

야마구치 나루미 슈슈팜 대표.
야마구치 나루미 슈슈팜 대표.

야마구치 대표는 "일본도 한국과 사정이 비슷했다. 농가들이 점점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스스로 생산한 것들을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격으로 판매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가 무너져 가격이 결정됐기 때문에 농가의 수는 줄었고, 농가 수입만으로는 생활을 하기 어려웠다. 살아남기 위해 6차산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슈슈팜의 '슈슈(Chou Chou)'는 프랑스어로 '마음에 들다'라는 의미다. 최초 구성원은 나가사키현 오무라 마을의 전업농가 8호에 불과했다. 

그는 "오무라 마을은 원래 40여년간 관광농업을 실시해 온 마을인데, 기존의 작물은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만 수확이 이뤄졌기 때문에 방문객이 적었다. 1년 내내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지금은 쌀이 수확되는 시기도 있고 딸기, 블루베리, 바나나, 파인애플 등을 심기도 하는 등 1년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슈슈팜은 방문객들에게 수확의 체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양과자공방, 제과소,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소비할 수 있도록 갖춰놓았다. 한국에서도 매해 3000여명의 6차산업 종사자들이 슈슈팜의 선진 사례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야마구치 대표는 "슈슈팜의 종업원은 80명 전후인데, 스탭의 약 80%가 여성"이라며 "물품을 살 때 대부분은 여성이 결정하기 때문에 6차산업은 여성의 시점이 굉장히 중요해진다. 6차산업에 여성의 시선을 도입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소멸위기 극복한 이탈리아 '붉은콩'..."문화적 가치 지켜낸 종다양성 보호"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지방의 도시 루카에서 온 마르코 델 피스토이아씨는 '역내 소멸위기 붉은 콩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멸종 위기에 놓여있던 붉은콩을 지역 농민들의 단합으로 되살려 이를 산업화 시킨 사례다.

마르코 델 피스토이아
마르코 델 피스토이아

피스토이아씨는 루카의 붉은콩이 '프레시디아(Presidia)'로 선정된 과정을 설명했다. '프레시디아'란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전통 품목을 선정해 보호하고, 소규모 생산자들을 지원하며 새로운 국내 및 국제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슬로푸드 국가위원회 주관 사업을 뜻한다.

그는 "붉은 콩을 활용한 것은 사라져가는 종 다양성을 보존한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며 "종 다양성이라는 말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삶 자체를 의미한다. 그 곳에 살고 있는 거주민, 자연, 나무, 동물, 날씨, 환경, 언어, 음식문화 등이 하나의 종의 배경에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의 다양성을 지켜나가는데 있어 환경과 여건의 변화를 대처해야 하는 어려움이 남아있다. 세계적으로 30만종 이상의 식물들, 수산류의 3분의 1 이상이 잃어버릴 위기에 있다는 것은 심각한 상태"라며 "종의 다양성을 지켜내기 위해 교육하고, 생산하고, 가공하고, 유통하는 각 영역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과 함께 협력하는 영역이 있어야 하고, 지역의 경제성과 연결되는 가치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피스토이아씨는 "유럽의 경우 세계대전이 지나고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농업에 있어 생산품에 대한 다양한 변화들을 이뤄내고 있다. 종의 다양성을 살려내고 보존한다는 것은 그 지역에 있는 문화적 가치를 회복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가치를 다시 평가하는 것 까지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제주 대표 6차산업 선진사례 '귤향과즐'..."입소문 타고 쑥쑥"

제주를 대표해서는 감귤과즐로 유명한 서귀포시 신효마을의 '귤향영농조합법인'이 나섰다. 오화자 귤향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지역공동체가 참여한 과즐의 상품화 과정을 소개했다.

오화자 귤향영농조합법인 대표.
오화자 귤향영농조합법인 대표.

오 대표는 "2009년 당시 감귤 가격이 kg당 100원으로 폭락해 마을 전체가 생계 위기에 처하게 된 상황에서 감귤을 활용한 제품 개발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농민들이 모여 '감귤을 이용해서 무엇을 만들까' 하다가 과즐을 접목했다. 과즐은 제주에서는 제사상에 꼭 올리는 아주 귀한 전통 한과다. 어릴때는 제삿날 먹고 싶어서 한참 턱을 괴고 기다리던 것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연구에 연구를 거쳤고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감귤즙 100%를 넣어 만든 지금의 귤향과즐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직판만 하려고 했었는데 소비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면서 여러 업체에서 납품 요청이 들어오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처음에는 아주 자그마한 6평짜리 공간에서 시작해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2014년도에는 공장을 확장하고 6차산업을 도입하게 되면서 대한민국 명품 농식품인증과 농림축산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그간의 성과를 소개했다.

특히 "2015년도에는 6차산업 인증 취득을 발판으로 2016년도에는 연매출 12억원을 달성하고 지역고용인원 4500명이라는 고용 창출을 하게 된다. 지금도 꾸준히 성장해 작년에는 25억 매출과 지역 일자리 월 6000만원을 돌파하고 농업인의날 대통령 표창도 수상하게 됐다"며서 "제주를 대표하는 생활개선회 중심의 기업으로서의 모델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 35년 역사의 임실치즈 탄생 비화, "양보와 협력 밑거름"

어느덧 고급 치즈의 대명사가 된 전라북도 임실군의 '임실치즈' 탄생 비화도 심장섭 임실치즈마을 사무국장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졌다.

1964년 벨기에 태생의 지정환(Didier t'Serstevens) 신부가 임실성당으로 부임해서 산양과 소를 키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된 임실치즈. 지 신부는 젊은 청년들을 불러다놓고 교육시킬때 기술도 가르쳐줬지만, '이 기술을 갖고 배부르게 먹고사는데 여념하지 말고 지역 주민들 함께 잘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1969년생 임실역전교회에 부임해 지역공동체 운동을 일으킨 심상봉 목사 역시 밀알이 됐다.

심장섭 임실치즈마을 사무국장.
심장섭 임실치즈마을 사무국장.

이후 임실군은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며 도전과 좌절의 시기를 거친다. 친환경농업을 도입하고, 생활공동체 준비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친환경농업작목반을 결성하는 등 토대를 마련한 시기다. 한국과 스위스의 교회협의회 주관으로 농촌인력양성교류프로그램에 참여해 마을내 치즈 전문가를 양성했고, 국내 퇴초로 모짜렐라 치즈를 선보였다.

임실치즈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소득도 극대화됐지만, 그만큼 마을 구성원 내 갈등과 문제가 심화되기도 했다는 것이 심 국장의 설명이다.

심 국장은 "여러 과도기를 거쳐 임실치즈마을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일약 스타마을로 자리매김했다"며 "일반적인 농촌과는 달리 우리 마을은 노인인구 지수가 30%가 채 되지 않고 자녀들의 웃음소리가 나는 곳이다. 학교의 20명 이상 아이들에게 마을 활동을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면 절반은 '하긴 해야겠는데' 라고 답하고 절반은 '해보겠다'고 한다. 그간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또 "매출액 중 주민소득 비율이 평균 71%에 달한다. 주민들은 개별적으로 판매장을 운영하기도 하고, 마을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기도 하는데, 2016년 매출액의 30억원 중 22억원 가량의 판매액이 주민들에게 돌아갔다"고 했다.

평생 마을을 일궜던 선배 농부들의 편안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요양원을 설립하고, 자녀들의 귀환을 대비해 마을공동체 학교를 준비하고 있다는 심 국장은 "마을의 과거 경력과 결속력을 바탕으로 앞을 달리고 있다. 여전히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난제를 극복하는 임실마을을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발표를 갈음했다.

◇ "도심지 소비자 공략, 6차산업 성공의 열쇠"

김원일 슬로푸드문화원 원장은 6차산업의 시발점인 1차산업 현장도 중요한만큼 직접적인 소비가 이뤄지는 도심지 내 소비자들에 대한 홍보와 공략도 필수적인 요소라고 제언했다.

김 원장은 "서울에서 6차산업 상품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장소로 '상생상회'라는 곳이 있다. 농촌에서 만들어지는 6차산업 생산품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상생상회를 찾아가면 우리 농촌의 상품화가 진전이 많이 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과연 어떤 가치를 가꿔왔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김원일 슬로푸드문화원 원장.
김원일 슬로푸드문화원 원장.

그는 "상품의 패키지가 좋아지고 디자인이 좋아지고 상품화가 진행됐지만 과연 생산품이 내세운 가치가 무엇인가 고민이 많았다"며 "이 자리는 농촌에서 농산물을 어떻게 팔 것인가가 얘기되는 자리인데, 그것이 성공하려면 소비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팔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소비자는 가치 있는 음식을 요구한다. 경제도 정치도 많이 발전한 우리나라에서 음식에 대해 가치를 전달하지 못하면 그 음식은 살아남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 시민의 다양한 요구를 나눌 수 있는 곳이 필요하고, 여러가지 다양성, 맛있음, 즐거움, 지속가능성, 도농상생, 생태계 보존 등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슬로푸드문화원의 경우 한달에 7~8회 정도 밥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가나다밥상'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각각의 프로그램마다 음식을 요리하는 사람이 나와서 강의-시연을 하고, 전시하고 체험하고, 식사까지 하는 행위로 음식의 다양한 가치를 전달하는 것에 목적을 둔 프로그램이다. 

'서울과 로컬의 맛있는 만남'이라는 뜻의 '서로맛남' 프로젝트 역시 같은 맥락으로 진행중에 있다. '서로맛남'은 지역과 동반성장하지 않으면 서울도 가망성이 없다고 판단해 진행된 종합상생계획으로, 서울시에 각 지방의 제철 재료와 먹거리들을 전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김 원장은 "6차산업 생산업체는 좋은 먹거리 생산에, 시민단체는 공동생산자와 코디네이터 육성에, 공공기관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지원에 전념하는 역할분담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소비자와 생산자간 먹거리 기본권 확보를 위해 힘을 키워나가는 플랫폼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파밍플러스 제주페어'에서 세션3 '6차산업 국내외 선진사례'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제주의소리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파밍플러스 제주페어'에서 세션3 '6차산업 국내외 선진사례'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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